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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Isan)의 관문을 넘어 동남아시아의 관문으로, 나콘 라차시마

도시와 사람들
D·I·G·I·T·A·L JOURNAL  2018. 2

이산(Isan)의 관문을 넘어
동남아시아의 관문으로, 나콘 라차시마(Nakhon Ratchasima)

태국 동부이산 지역 행정도시

‘이산(Isan)’지역 이라 불리는 태국의 동북부 지역은 우리에게 꽤 낯선 곳이다. 방콕의 모칫2 북부 터미널에서 버스로 3~4시간 거리에 위치한 나콘 라차시마(Nakhon Ratchasima 또는 코랏 Khorat, 이하 코랏이라 표기) 주(짱왓; province에 해당하는 태국의 행정단위)는 7,8시간 거리의 치앙마이(Ching Mai)보다도 가까운 곳이지만 이곳을 방문한 이는 많지 않다. 유명 관광지나 휴양지가 있는 곳은 아니지만 인구 263만 규모(2017년, IMF)의 태국 제 2의 지역이며, 태국 전체 면적의 약 ⅓을 차지하는 이산지역에서 가장 주로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이산 지역은 코랏 고원(Khorat Plateau)을 포함하여 북동쪽으로 메콩강을 따라 라오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남동쪽으로 캄보디아, 서쪽으로는 페차분(Phetchabun) 산맥과 산깜펭(Sankamphaeng) 산맥에 의해 태국 북부, 중부 지역과 분리되어 있다. 이 산맥들은 여름철에 불어오는 계절풍을 차단하기 때문에 산맥 동쪽에 위치한 이산지역에 비 그늘(rain shadow)을 만들어 바다를 끼지 않고 있는 내륙지방에 큰 가뭄의 피해를 주고 있다. 농업(벼농사) 의존도가 높은 이산 지역 사람들에게는 3모작도 가능한 타지방에 비해 치명적인 경제적 타격을 안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경제적 빈곤은 매년 수많은 이산 지역 사람들이 방콕과 같은 대도시나 타국에 일자리를 찾아 이주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코랏은 태국의 77개 주(짱왓)중 유일하게 2개의 이름을 가진 곳이다. 공식적인 명칭은 ‘나콘 라차시마’지만,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이름은 ‘코랏’ 이다. 고대 앙코르 왕조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코랏 지역이 과거 크메르인의 영향아래 있었음을 알 수 있다(이산지역의 역사적인 유래는 기획특집 ‘중국 일대일로와 함께 떠오르는 태국 이산’을 참조). 실제로 코랏 주에는 크메르인(지금의 캄보디아)이 아직 많이 거주하고 있으며, 캄보디아의 언어인 크메르어는 캄보디아 국경 지역인 부리람(Buriram), 수린(Surin), 시사켓(Sisaket)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코랏 시에서 약 60㎞ 거리의 피마이(Phimai)는 11세기 크메르 제국 시대의 중심지로 피마이 역사 공원 곳곳에는 가면 당시의 풍부한 문화를 보여주는 유적들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태국 이산지역의 주요도로와 철도

코랏은 코랏 고원의 서쪽 끝 고원 지대에 위치해 있어 이산 즉 태국 동북부의 다른 지방으로의 출입구 역할을 하는 곳이다. 주도인 코랏시는 이산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이지만 도시의 크기에 비해 외국인 여행객이 선호하는 곳은 아니다. 하지만 태국 최대 도시 방콕과 인접해 있고 방콕으로부터 라오스 국경의 관문지역인 농카이까지 철도와 고속도로가 연결되어 남북으로 도시를 관통하고, 동쪽으로는 캄보디아와 맞닿아 있는 우본 라차타니 (Ubon Ratchathani)까지 남동쪽을 가로지르는 교통이 발달해 있어 태국의 북, 동북 및 동부 지역 등 태국의 거의 모든 도시로의 여행을 가능케 한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으로 인해 계획된(북으로 라오스, 남으로 말레이시아까지 고속철도를 연결한다는 계획) 방콕~나콘 라차시마까지의 1단계 고속철도 완공이 2021년으로 예정되어 있어 방콕과의 거리는 1시간 남짓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로써 코랏시는 이산지역으로의 출입구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의 관문도시의 중심지로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2~3년 동안 코랏시내에 들어선 고급 쇼핑몰

이런 도시들 간의 연결 확대로 인한 변화를 감지한 발 빠른 산업체들은 방콕과의 근접성과 아세안(ASEAN) 국가들과의 상품수요를 예상해 이미 코랏으로 거점을 삼았다. 코랏 시 외곽에는 세계적인 하드 디스크 제조업체 Seagate와 Cannon 프린터 공장 아시아 지점이 이미 자리를 잡았고, 대형 할인 매장인 Big C, Tesco Lotus, Makro와 더불어 최근 2~3년 동안 태국의 양대 백화점 체인인 Central 백화점과 The Mall 및 Terminal 21 등의 고급 쇼핑몰이 들어선 상태다. 현재의 수요인구보다는 훨씬 규모가 큰 수준이다. 앞으로의 코랏이 맞이하게 될 변화를 예측한 결과임이 분명해 보인다.

피마이 역사공원의 크메르 유적

코랏은 이산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임에는 틀림없지만 역사적, 문화적으로 다른 이산 지역과는 이질적인 면이 있어 보인다. 이산 사람들이 자신을 ‘콘 이산(이산 사람)’이라 칭하며 태국인(타이족)들과는 구별된 정체성을 갖고 있는데 여기에는 오랜 시간 거주해온 크메르족과 란쌍 왕국으로부터 이주해 온 라오족의 혼합 요소가 근간을 이룬다. 그러나 코랏 시 자체도 아유타야 왕조의 나라이(Narai)왕이 란쌍 왕국과 크메르 왕국의 공격으로부터 아유타야 왕국의 동북 국경을 보호하기 위해 견고한 성벽을 쌓아 만든 전략적 거점으로 시작되었다. 17세기에 동북부 지역 경영을 위한 요새의 흔적은 시내 중심의 해자가 둘러싸고 있는 성벽에서 발견된다. 1656년에 세워진 서쪽 문인 ‘춤폰(Chumphon) 게이트’는 도시를 출입하던 4대문 중 유일하게 원형을 보존한 성문이다. 이 문을 지나가는 외국인은 코랏에서 오랫동안 머물게 된다는 속설이 있다.

춤폰(Chumphon) 게이트

춤폰 게이트 뒤쪽으로는 코랏의 영웅이자 신으로 받들어 지고 있는 타오 수라나리(Thao Suranaree) 기념비를 만날 수 있다. 1779년 란쌍 왕국이 태국의 식민지가 된 이후, 란쌍은 1820년대 태국에 대한 저항 전쟁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당시 위앙짠 왕국의 아누웡(Anouvong)왕의 군대가 코랏을 점령하고 그 주민들을 위앙짠으로 끌고 가려고 했으나, 그 주민들의 저항으로 이 작전이 실패하게 된다. 이 때 쿤잉 모(Khunying Mo) 혹은 야 모(Ya Mo; 모 할머니라는 뜻)라는 여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서 아누웡 왕의 군대를 진압했고, 이 공로를 인정받아 라마 3세로부터 타오 수라나리라는 칭호를 받았다고 한다. 이를 두고 여러 해석이 존재하지만 적어도 코랏에서는 거의 신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1934년 건립된 이 기념비 상단에는 1.85m의 수라나리 구리동상이 오른손에 칼을 들고 서있는 모습이 세워져 있다. 이 기념비 앞에는 밤낮으로 동상 앞에서 무릎을 꿇고 향과 꽃을 선물하고 기도를 올리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항상 볼 수 있다. 

타오 수라나리 기념비 앞에서 복을 비는 사람들

별로 알려진 볼거리가 없는 코랏에서 수라나리 공과대학(Suranaree University of Technology)은 큰 자랑거리다. 앞서 설명한 코랏의 영웅 타오 수라나리의 이름을 따서 지은 대학으로 1990년에 설립된 태국의 9개 국립 연구 대학교 중 하나이다. 이 대학은 이산 지역의 고등교육 기회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태국 왕실의 지원으로 설립된 최고 수준의 공립 대학교로 농업 기술 연구분야 뿐만 아니라 물리학 및 고급 연구 과정에서 이 지역 최고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수라나리 공과대학(Suranaree University of Technology)

코랏에 거주하는 한 사역자는 최근 5년 사이에 일어난 코랏의 변화가 상당하다고 말한다. 인구가 증가하고 공장들과 대형 백화점이 들어서는 등의 변화가 이를 뒷받침한다. 많은 사람들이 2011년에 있었던 방콕의 대홍수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태국인들에게는 그 사건은 치명적이었다. 당시 아유타야나 촌부리의 공장들이 홍수에 피해를 입으면서 코랏으로 상당수의 공장들이 옮겨왔고, 방콕에서 가깝고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코랏으로 이주해 온 이들이 꽤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아세안 경제협력이 본격화 되면서 미얀마와 라오스의 경제활동 활성화가 태국 국경무역에 영향을 끼치고,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의 하나인 고속철도 건설은 코랏 뿐 아니라 이산 지역 변화의 속도를 높이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랏의 경제 활성화를 보여주는 야시장

이러한 급격한 변화와 맞물려 0.1% 미만의 복음화 된 이산 지역에는 사역자의 필요성이 시급해 보인다. 이 시기에 2014년 문을 연 코랏 시의 기독 국제학교(Wesley International School)는 코랏 시를 비롯한 이산지역으로 몰려 올 사역자들의 자녀교육의 짐을 덜어줄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특히 태국과 같이 공교육 기관에서 철저한 불교 교육이 시행되는 환경가운데 선교사들이 마음 편히 자녀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은 아주 큰 의미가 있다. 이제 이산 지역을 넘어서 동남아시아의 관문으로 도약하는 나콘 라차시마, 코랏에 기회의 문이 준비되어 있다. 누가 이 문을 열고 믿음으로 열매를 취할 것인가!    글 | 채형림(SIReNer)

2014년 문을 연 코랏시의 기독 국제학교(Wesley International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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