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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태국 북부, 중부, 동북부,남부지역과 사람들

이슈 인사이드
D·I·G·I·T·A·L JOURNAL  2018. 2

2018년 태국:
북부, 중부, 동북부,남부지역과 사람들

태국은 동남아, 인도차이나 반도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게이트웨이 국가(Gateway Country)’로 불린다. 인구는 대한민국보다 많은 약 6,900만 명(2018년)이다. 여기서는 그러한 동남아, 인도차이나권역의 선교 게이트웨이 국가로서의 태국과 태국인들에 대해 한국교회가 좀 더 이해하도록 돕는데 그 초점이 있다.
태국은 역사, 문화, 사회, 경제적으로 북부, 중부, 동북부, 남부 등 4개 지역으로 구분이 된다. 이러한 구분은 태국 내부적으로나 외부 태국 연구학자들 사이에서도 대체로 일치한다.태국 중부지역과 사람들: 방콕과 타이족
먼저 현재 태국의 주류 방콕정부가 속해 있는 중부지역을 살펴보자. 태국 중부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시암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명칭은 역사적으로 타일랜드 이전 국명이 ‘시암, 사이암’이었던 것에서 기인한 것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수도 방콕 중심의 중부 지역에 사는 타이족 사람들을 다른 지역 사람들과 구분하는 관행적 표현으로 더 많이 사용된다. 태국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특히 지역 갈등이나 종족 갈등을 다룰 때, 이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사실 방콕과 그 위성도시에서부터 동북부 이산지역으로 들어가는 관문인 나콘라차시마(코랏)에 이르는 태국 중부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더 발전되어 있다. ‘방콕 공화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경제, 교육, 문화, 행정 등 거의 전 부문의 개발이 중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방콕 정부는 이 지역을 타이족 중심의 태국 국가 정체성 확립을 위한 거점이자 통치의 핵심 지대로 활용하고 있다.

방콕 로얄 팰리스

태국 북부지역과 사람들: 고산족과 중국인, 그리고 미얀마 이주민
태국의 북부지역은 고산족을 빼놓고 이야기하기가 어렵다. 북서쪽으로 미얀마와 북쪽으로 중국과 긴 국경을 공유하고 있어서 카렌, 몽, 라후, 아카, 미엔 등 미얀마와 중국 남부에서 남하 한 고산족들이 많이 살고 있다. 태국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얼마 되지 않지만, 태국 고산족들은 자기 종족만의 독특한 문화와 언어를 바탕으로 각 종족집단 중심의 삶을 영위해오고 있다. 그러나 주요 생계수단이 화전농사인 탓에 상대적으로 경제 수준이 낮아 ‘미개한 시골뜨기’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중부 타이족들이나 같은 북부지역이라도 저지대에 살고 있는 타이족들은 이들 고산족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짙다. 이러한 상황은 복음적인 필요와 열린 수용성을 제공하여 태국 내 상당수 한국 선교사들이 북부 고산족 사역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중복사역의 양상이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한편 태국 북부 지역 전체에서 실제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중국과 중국계 타이인들이다. 북부 어디를 가든 호텔, 기업, 식당, 상점 등에서 중국어 간판과 1층 로비에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관우(關羽)상(재물 신으로 통하는)을 쉽게 볼 수 있다. 또 중국어를 구사하는 태국 혹은 미얀마 종업원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중국 남부에서 남하 하여 태국 북부지역에 정착한 중국인

21세기 들어 북부 지역의 새로운 변화는 미얀마인들의 태국으로의 유입이라 할 것이다. 태국과 미얀마는 상당히 긴 국경을 맞대고 있고, 작은 다리 하나만 건너면 될 정도로 가까운 거리를 두고 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미얀마에서 일자리를 찾아 태국으로 유입되는 미얀마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현재 태국 전역에 공식적으로 약 200여 만 명, 비공식적으로는 최대 약 300여 만 명의 미얀마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태국 북부 지역 국경에 있는 매사이와 매솟 두 도시는 작은 미얀마라 불릴 정도로 대표적인 미얀마인 집중거주지이다. 이 두 도시는 미얀마 이주민 사역을 위한 관문도시로 두 도시의 미얀마교회와 사역자들은 8~9년 전부터 미얀마 본토에 교회를 개척하고 훈련된 사역자들을 파송하기 시작했다. 본 선교회가 북부 지역을 정탐해보니 종교적으로는 태국불교 외에 중국 관세음보살을 모신 중국 불교 사찰, 중국 회족 모스크, 고산부족인 카렌, 아카, 몽, 라후 등의 산지부족 교회, 미얀마 이주민들이 세운 미얀마인 교회 등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종교 활동들이 눈에 띤다.

태국 매솟 국경근처 시장에서 장사하는 미얀마사람

특히 이 지역에는 ‘골든트라이앵글’로 유명한 중국, 미얀마, 라오스와의 다중 접경지역이 있다. 태국에서 골든트라이앵글을 보려면 ‘치앙 샌’과 ‘치앙 콩’ 두 도시로 가야 한다. 이 두 도시는 선교적으로 중국, 미얀마, 라오스 3국을 통한 사역과 네트워크를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 한편 란나 왕국의 고도(古都)인 ‘치앙마이’와 ‘치앙라이’도 역사적 유적이 많이 남아 있어서 2천 년대 이후 국제 관광 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태국 동북부지역과 사람들: 이산지역과 라오스세계
다음으로 태국의 동북부로 가보자. 이 지역은 태국 전체의 ⅓의 인구(1)가 거주하고 있으며, 오랜 기간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등 주변 민족들의 이동과 혼혈의 과정을 통해 형성되었다. 그 중 특히 라오스 계열이 가장 많은데, 그 이유는 14세기 란쌍 왕국을 세운 ‘파 응움’ 왕이 나콘라차시마를 제외한 코랏 고원(지금의 태국 동북부) 전 지역을 지배하게 되면서, 라오스인들을 이 지역으로 대거 이주시켰기 때문이다.

이러한 태국 동북부 지역의 라오스적 특성은 ‘이산’이라는 또 다른 이름과 정체성에서 나타난다. 따라서 과거에는 미전도종족집단 분류에서 ‘이산족’이라는 하위종족집단으로 규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태국 중앙 정부의 오랜 시간에 걸친 ‘태국화’ 교육정책으로 현재는 상당히 이중적인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지역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지역적, 종족적 정체성을 ‘이산’이라는 용어로 내면화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독특성은 특히 태국을 통한 전방개척 선교의 관점에서 라오스 선교 혹은 태국과 라오스간의 전략적 선교의 중심 역할을 기대하게 한다. 이를 더욱 가능하게 하는 것은 언어이다. 태국어와 라오스어가 약 70% 정도 유사하지만, 이산 지역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소위 ‘이산어’는 라오스어와 거의 90% 이상 유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역사적, 종족적, 언어적인 특성이 이산 지역을 넓은 의미에서 ‘라오 세계’에 속한다고 보는 이유일 것이다. 이러한 밀접한 연관성 때문에 라오스에 접한 국경도시 ‘농카이’와 비교적 근거리에 있는 거점 도시인 ‘우돈타니’ 등이 대(對) 라오스 전략 도시로서 부상하고 있다.

마침 지난 이산 지역 리서치 여행 중 한 도시에서 라오스 신학생 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 거주하는 한국 선교사들이나 심지어 라오스인들도 국경도시 농카이를 수시로 드나들면서 라오스에 없는 생필품도 구매하고, 병원 치료도 받는 등 사실상 태국 이산 생활권 안에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이산 지역을 통한 라오스 선교의 열린 기회를 확인할 수 있었다. 더욱이 현재 이 지역은 중국과 태국을 잇는 아시안 하이웨이와 고속철도 건설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서 앞으로 이산 지역은 중국-동남아 거대 경제권의 전략적 요충지로서 경제 뿐 아니라 선교적으로도 그 가능성이 더욱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이와 관련된 ‘이산’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본 호 ‘기획특집2’ 참조)

(1) 태국 전체 인구 중 중부 타이인은 36%, 라오계 타이인(Lao-Thai)은 32%로 근소한 차이를 보인다.

 

아유타야 무슬림 마을의 쿠디초파 모스크

태국 남부지역과 사람들: 말레이계 무슬림
이제 남부지역만 남았다. 태국 남부는 말레이계 이슬람 분리주의 운동으로 인해 방콕정부와 갈등을 겪으며 유혈충돌도 잦은 지역이다. 태국 전체 인구의 9%인 태국의 무슬림들은 크게 말레이계 무슬림, 인도계 무슬림, 참족 무슬림, 윈난(운남) 출신 중국 무슬림 등을 포함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많고, 영향력이 큰 것이 태국 남부 빠따니 주, 사뚠 주, 알라 주, 나라티왓 주 등 태국 남부 말레이계 무슬림들이다. 이들은 이 지역 인구의 ¾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지역은 원래 민족적, 언어적, 문화적으로 말레이 세계의 일부였다. 그러나 태국 입장에서는 이 지역이 말레이 세계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었다. 그래서 태국은 과거 14세기 타이족 중심의 아유타야 왕조 때부터 이 지역 빠따니를 거점으로 말레이 반도로의 진출을 꾀하는 남하 정책을 펴왔던 것이고, 사실상 말레이 세계에 속한 현재의 태국 남부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방콕 근교 무슬림 마을의 하교시간

문제는 태국 중앙 정부가 이 지역에서도 소위 ‘태국화’를 위한 단일화된 교육 정책을 시행하면서 이 지역 말레이 무슬림들의 민족말살에 대한 위기의식과 반정부저항 의식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 교육정책에는 철저히 태국어만 인정하는 언어통합교육과 태국 국민으로서 불교에 대한 충성심을 강화하는 종교통합교육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태국 정부의 중부 중심 경제개발로 인해 남부지역이 개발에서 소외되면서 심각한 경제 악화까지 더해지면서 이 지역은 항상 반군과 테러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은 선교적으로도 상존하는 위험성 때문에 선교적 돌파는 물론 접근조차 잘 이루어지지 않는 불모지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이 지역에 대한 정보도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향후 우리 선교회는 인도차이나 반도와 동남아시아 무슬림 권역을 잇는 허브로서 이 태국 남부 무슬림 지역 현장 리서치를 2018년 올해 하반기에 계획하고 있다. 따라서 태국 남부 지역과 사람들에 대한 더 자세한 이해는 현장 리서치 이후 더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겠다.

방콕에 있는 이슬람중앙사원의 금요예배

태국 지역 이해는 태국을 위한 기도와 선교의 첫걸음
종합적으로 본 선교회의 현장 리서치를 통해 ‘2018년 태국’을 연구하고 이해하면서, 태국은 방콕 중심의 중부 타이족 주류 집권세력들이 역사적으로 주변 민족과의 영토경쟁을 통해 북부, 동북부, 남부의 민족적, 지역적으로 다소 이질적인 현재의 판도를 형성하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당면한 국가운영을 위해 1990년대 이후부터 강력한 단일화 교육과 행정 정책, 각 지역을 잇는 도로 건설 등을 통해서 태국화된 국가 정체성과 통합을 강조해왔고, 시간이 지나면서 실제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통합의 효과가 달성된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한편 이러한 정책은 지극히 타이족 중심주의로 인해 이율배반적으로 지역과 종족 간의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비(非) 타이족 종족의 불만과 저항 역시 더욱 높아지게 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이중적인 태국의 현실은 오히려 태국 선교의 열린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보게 된다. 향후 한국교회와 선교사들이 태국 각 지역에 대한 다양한 필요를 충분히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다면 과거 태국 고산족 중심의 선교뿐 아니라 태국 전체를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선교 돌파가 가능해질 것이다. 때문에 진정한 태국 복음화를 위한 기도와 선교의 첫걸음은 이러한 태국 각 지역과 사람들에 대한 정확한 이해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예수님의 성육신적 선교방식처럼 말이다.   글 | 정보애(SIRe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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