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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에 맞춰 살기

업마 생각
D·I·G·I·T·A·L JOURNAL  2018. 2

얼마 전 유튜브를 통해 김창옥 교수의 ‘포프리 쇼’를 시청했습니다. 내용은 그가 했던 의정부 교도소 강연에 관한 에피소드였습니다. 제목이 “때에 맞춰 살아라.”였습니다. 이번 호 업마 생각 제목은 여기에서 빌려봅니다. 강연 중 김창옥 교수의 “소통을 위해서는 옷도 때에 맞춰 골라 입어야 한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가 교도소 강연 날 평소 입듯이 자유로운 옷차림으로 갔는데, 이것이 의도치 않게 교도소 재소자들에게 일종의 위화감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강연 첫 10분 동안 분위기가 겉돌아 진땀나는 경험을 했다는 것이죠. 그렇습니다. 때에 맞지 않는 옷차림 하나가 소통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소통은 말이나 글로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는 그렇게 먼저 때와 장소를 파악하고 분별하는 지혜와 준비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한 개인 뿐 아니라, 1993년에 설립되어 2018년 올해로 25주년을 맞고 있는 저희 선교회의 관점에서도 지금 이 때에 맞춰 산다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일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생각을 정리해서 함께 나눠보려고 합니다.

첫째, 자기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김창옥 교수의 의정부 교도소 재소자들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재소자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고 합니다. 한 부류는 자기가 죄를 범한 죄인이라는 현실을 인정하고 교도소에서 갱생을 위해 노력하는 재소자들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부류는 지금의 현실에 대해 다른 이들이나 환경을 탓하면서 분노하고, 갱생과 자활을 위한 여러 교도소 프로그램에도 냉소적이며 소극적인 부류라고 합니다. 교도소에서 푸른 옷에 번호판을 단 수감자라는 동일한 현실에 처해 있지만, 이 두 부류 사람들의 결정적인 차이는 자기 인식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2018년 전 세계 인구는 75억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알라를 절대자로 믿는 18억 이슬람권 사람들, 자기가 곧 우주이고 신이라고 믿으며 동물과 자연 만물이 모두 신의 현현이라고 주창하는 10억 힌두권 사람들, 나 외에는 아무도 의지하지 말고 인간의 자기의지와 자기인식(깨달음)을 강조하는 10억 불교권 사람들 등 3대 거대 종교권역의 사람들이 도합 약 40억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인간의 전적 타락과 죄인 됨을 선포하고 이들의 구원에 주력하는 기독교의 영혼구령, 세계복음화 운동은 종교다원주의, 개인자유와 인권존중, 기독교 내부의 교권주의, 부정부패 등으로 인해 과거 90년대보다 더 위축되고 심지어 경시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 우리는 이를 겸허히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그 누구의 탓도 아닌 바로 교회와 성도 된 우리의 책임이요, 오늘의 현실로 여기고 지나온 과거를 반추하여 다시 본질, 복음의 능력과 남은 지상 과업을 회복해야 할 때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저희 UPMA도 그러한 지난한 과정을 지나고 있습니다. 저희 선교회는 1993년, 세계 복음화를 이루는 남은 과업으로서 미전도종족선교를 주창하며 설립되었습니다. 당시 저희는 미전도종족입양운동본부(AAP)로 시작하여, 한국 교회가 세계를 향한 축복과 선교의 책임을 각성하고, 그 핵심으로서 미전도종족선교의 사명을 인식하고 확장하게 하는데 주력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어느덧 25년이 흘러 2018년이 되었습니다. 저희는 선교회의 설립 목적과 정체성, 그간의 사역들을 되돌아보며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점검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그 터 위에 앞으로 나아갈 새로운 미래 방향을 설정하고자 치열한 몸부림으로 애쓰고 있습니다. 처음 설립 목적처럼 ‘국가’라는 지정학적 선교대상이 아니라, ‘판타 타 에스네’ 곧 ‘온 땅의 모든 족속’에게 복음이 전해질 수 있도록 살아계신 하나님의 선교에 동역, 순종하는 선교회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변화하는 시대에 변하지 않는 말씀’으로 돌아가 지난 과거를 새롭게 돌아보고,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과 능력으로 성령 하나님과 동역하는 선교회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둘째, 규칙적이고 정기적인 좋은 습관을 따라 때에 맞게 삽시다.
다시 김창옥 교수의 강연에서 한 가지 재미있었던 것은 재소자와 교도관을 비교한 내용입니다. 김 교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 교도소라는 장소가 주는 낯설음과 두려움이 사라지고, 자세히 그곳의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신기하게도 재소자와 교도관들이 서로 뒤바뀐 듯 한 인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재소자들은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으로 얼굴 혈색도 몸도 건강해 보이고 잘 생겨 보이는데 반해, 교도관들은 불규칙적인 근무와 식사, 소명 없는 직업생활이 주는 고단함 등으로 오히려 이들이 더 범죄자 같은 얼굴이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오늘 우리 사역자들에게 주는 좋은 교훈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이 육신을 건강하게 하듯, 지금이 영적인 경건의 좋은 습관을 회복하기에 ‘좋은 때’라고 생각됩니다.

평이 많아지는 한국교회의 내외부 현실, 변화하는 선교지의 불안한 상황의 도전 앞에서 다시 본질로 돌아가, 주님을 묵상하고 주님의 제자로 우리에게부터 선교하면 어떨까 합니다. 2018년 새 시대 새 역사의 위기와 도전이 오히려 기회가 되어, 다시 규칙적인 좋은 영적 훈련과 경건의 습관을 통해 건강한 영적 체력을 기르고 어려움과 고난의 시기를 돌파하는 한국교회와 사역 공동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셋째, ‘이미’와 ‘아직’의 때에 함께 사명에 힘쓰시기 바랍니다.
지금 사역과 관계에 지쳐서 우리의 모습이 혹시 감옥 안에 사는 죄수들처럼 피곤하게 살고 있지는 않은지요! 이미 오신 예수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을 확증하셨는데, 그 기쁜 복음을 오늘 여기에서 현재적으로 누리시는 우리 한국교회와 선교공동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먼저 우리가 회복되어야 하며, 우리가 강건해져야 합니다. 저희도 복음으로 자기를 돌아보며 주님 안에서 자기를 다시 사랑하고, 먹이고, 돌보아 영적으로 육체적으로 정서적으로 인격적으로 강인한 체력을 키워가는 2018년 업마 되도록 주님의 은혜의 손에 의탁 드립니다. 또한 아직도 죄의 사슬에 매여 하나님을 알지 못한 채 죄의 노예로 살아가는 가까운 데 있는 불신 이이웃과 이슬람권, 힌두권, 불교권, 공산권, 정령숭배권의 60억, 먼데 있는 이웃들에게 참 자유와 해방을 주는 복음을 전해야 할 책임이 여전히 우리에게 있습니다. 이 때를 증인된 사명자로서 ‘COME’ 선교와 ‘GO’ 선교의 동시적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며 살 수 있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글 | 정보애(SIRe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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