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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강에 울려 퍼진 라오스 연가_01

도시와 사람들
D·I·G·I·T·A·L JOURNAL  2018. 10

농카이에서 본 메콩강, 건너편은 라오스 땅이다

“메콩 강에 어둠이 내리고 보름달이 뜨면 강 깊은 곳에서 붉은 태양을 닮은 불덩어리가 공중으로 치솟는다. 수 십 개의 불덩이가 솟아오는 동안 사람들이 소원을 빌며 경의를 표한다. 메콩강의 수호신이라 불리는 ‘나가(Naga)’가 불을 뿜어내며 부처를 찬양하고 지역 주민들의 번영을 기원한다고 믿는다.” <라오어로 ‘낙(ນາກ)’이라고 부르는 용 ‘나가’는 7개의 뱀 머리를 가지고 사지가 달린 가상의 동물로 물과 관련한 종교의식에 자주 등장한다.>

태국 이산의 최북단 소도시 농카이(Nong Khai)에는 ‘나가’의 전설을 눈으로 확인하려는 5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라오스로 향하는 관문도시라는 것 외에 볼거리가 없는 농카이에 나가의 불구경을 보기위해 모여들어 매년 약 15억 원 정도의 돈을 소비하고 간다고 한다. 그들의 기원대로 ‘나가’가 이곳에 부를 가져오는 것이라 확신하는 듯하다. 필자도 이 불덩이를 보는 요행을 기대하며 메콩 강변을 걸어보았지만 신심이 부족(?)했던지 볼 수는 없었다(주로 매년 10월경에 발견된다고 한다). 메콩강변 너머 “우정의 다리”로 연결된 라오스가 손에 잡힐 듯 한 눈에 들어온다.

메콩강의 수호신이라 불리는 ‘나가(Naga)’

라오스는 바다가 없는 내륙국가로 육로를 통한 물류 이동에 의존하기 때문에 태국과 라오스 사이 ‘우정의 다리’ 연결은 매우 중요하다. 호주의 지원으로 1994년에 개통한 ‘제1 우정의 다리(1,170m)’는 태국 농카이와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Vientiane)을 연결한다. ‘제1 우정의 다리’를 시작으로 현재 5번째 ‘우정의 다리’ 공사가 진행 중이다.

라오스는 태국과 ‘우정의 다리’를 연결하여 무역 거래를 확대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태국과의 교역량이 많아지면서 점점 태국의 경제 식민지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제조공장이 없어 물자 공급이 어렵고 경제기반이 약한 라오스는 대부분의 일반 생필품을 태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리하나만 건너면 저렴한 가격에 물품 구입이 가능한 라오스 국민들의 태국으로의 여행은 불가피해 보인다.

최근에 한 매체에서 “2017년 한 해 동안 ‘우정의 다리’를 통해 태국을 방문한 라오스인이 153만 정도”라는 보도가 나왔다. 비엔티안 시민이 80만 정도인데다 태국 여권을 소지한 사람의 숫자가 한정적인 것을 감안하면 굉장한 숫자다. 인구 4만 6천(2011)의 소도시 농카이에 Makro, Tesco, Mega Home과 같은 대형 마트가 들어선 것은 라오스의 소비자 층을 겨냥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농카이를 ‘라오스의 도시’라고 여겨도 될 만큼 실제로 주말이면 농카이에는 라오스 사람들과 관광객들이 넘쳐난다. 조금 더 여유있는 사람들은 1시간 거리의 백화점이 있는 우돈타니까지 여행을 하며 쇼핑을 즐긴다. 역사적으로 국민감정이 별로 좋을 리 없지만 태국이 언어, 문화적으로 많은 공통점을 지녔고 경제적으로 의존도가 가장 높은 나라인 것은 확실하다.

농카이는 태국 이산(Isan)지역의 특징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곳으로, 라오스와 상당부분 유사한 점이 발견된다. 과거 전쟁과 가뭄으로 라오스 사람들의 이동이 잦았고, 시암(Siam) 군대를 공격한 비엔티안이 패배하고 난 후, 난민이 된 시민들이 1828년에 재정착하여 세운 도시가 농카이다.

20세기 베트남 전쟁 당시에는 농카이를 비롯한 이산지역에 많은 라오스, 중국, 베트남 이주민이 살고 있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베트남 공산주의자들의 옹호자라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베트남인들은 농카이에서 경제적으로 성공을 이룬 공동체다. ‘Daeng Naem Nueang’은 그 대표적인 음식점으로 메콩 강변에 자리 잡은 유명 베트남 식당이다. ‘Daeng’은 항상 사람들로 북적거리는데 주말이면 200여명에 가까운 손님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메콩 강변에는 이런 음식점 외에 베트남 커피를 파는 유명 카페도 존재한다. 이런 베트남 외식업체는 강 건너 비엔티안에서도 흔하게 발견된다.

그 외 농카이에 관광지로 이름난 쌀라깨우꾸(Sala Kaew Ku)가 있다. 이곳은 부다 공원(Buddha park)으로도 불리는 곳으로 힌두교와 불교의 신들을 형상화한 거대한 콘크리트 조각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공원을 조성한 분르아 쑤리랏(Luang Pu Bunleua Sulilat)은 농카이 출생의 라오인으로, 베트남에서 힌두 성인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아 메콩강 건너편 비엔티안에 ‘씨앙 쿠완(Xieng Khuan)’이라는 부다 공원을 세운 후에, 농카이로 피신하여 또 다른 공원 쌀라깨우꾸를 세웠다. 이 두 공원은 동일하게 시멘트로 조각상들을 만들었는데 약산인 빗물에 씻겨 수백 년이 지난 것처럼 보여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 농카이와 비엔티안을 잇는 제1 우정의 다리

농카이에서 라오스로 가는 방법 중 가장 쉬운 방법은 버스를 타는 것이다. 농카이 버스 정류장을 출발한 버스는 라오스 출입국 관리소를 지나 라오스 시내 중심부에 정차한다. 출입국 수속을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실제로 다리를 건너는 시간은 채 5분이 되지 않는다. 태국과 라오스 사이에 세워진 ‘우정의 다리’를 건너보니 국경으로 나뉘기 전에는 이웃집처럼 드나들었을 이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매솟이나 매사이처럼 육로로 걸어서 국경을 넘어가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국경 간 이동버스를 이용하거나, 농카이 역과 라오스의 타나랭(Thanaleng) 역을 운행하는 기차를 이용할 수 있다.

보통 라오스에는 기차가 없다고 하는데 2006년 완공된 협궤열차가 라오스와 태국 사이를 운행 중이고 이것이 현재 라오스 유일의 그리고 최초의 기차인 셈이다. 이 기차는 앞으로 추진 될 대규모 프로젝트인 라오스 비엔티안과 중국 쿤밍 사이 고속철도 사업으로 연결되어 중국-아세안 경제벨트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우정의 다리’를 지나 국경을 통과 한 후 40여분 이면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 도착할 수 있다. 라오스에 진입하는 순간 태국에 비해 사회적 기반이 열악하다는 것을 한눈에 발견할 수 있다.

태국 농카이 버스터미널

(CAS14호 도시와 사람들: 메콩강에 울려 퍼진 라오스 연가_02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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