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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순 카(샨어, 안녕하세요)~ 짜이퉁(Kyingtong)

도시와 사람들
D·I·G·I·T·A·L JOURNAL  2017. 10

따칠레익에서 짜이퉁 가는길에 펼쳐진 산지

샨주(Shan state)의 많은 지역이 여행자 제한구역으로 되어 있다. 여행자들에게 허용된 지역은 북부 샨의 버마로드로 알려진 라시오(Lashio)지역, 남부의 따웅지(Taunggyi)와 인레(Inle)호수 주변, 동부의 따칠레익(Tachileik)에서 짜이퉁(Kyingtong)과 멍라(Monglah)에 이르는 루트 정도이다.

동부 샨의 주요도시인 짜이퉁은 샨 주에서 따웅지 다음으로 큰 도시로 껭퉁(Kengtung)이라고도 불리며, 과거 마약 왕 쿤사가 미얀마 정부군에 투항한 이후 따칠레익과 함께 여행이 허용된 도시이다. 태국과 접한 국경도시 따칠레익에서 약 170㎞ 떨어진 짜이퉁은 차량으로 3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짜이퉁은 따칠레익이 국경무역 도시로 개방되면서 경제권이 옮겨지기 전까지 태국 물품의 밀수 루트로 융성했던 도시였다. 또한 중국과는 국경도시 멍라를 거쳐 아시안하이웨이(AH3)로 이어지면서 중국과의 무역루트이기도 하다. 그래서 자국 미얀마 화폐 챠트(Kyat)보다는 태국 화폐 바트(Bhat)를 더 선호하고, 태국이나 중국의 영향력이 더 큰 도시이다.

따칠레익에서 짜이퉁 가는길

따칠레익에서 짜이퉁으로 가는 길은 끝없이 산에서 산으로 이어진다. 대분분의 샨주는 샨 산맥을 형성한 북남의 높은 산들을 포함하여 구릉지대, 샨 평야로 구성되어 있고, 살윈강이 동과 서를 가로지르는 지형이다. 1960년대 초반에 동부 샨주는 여러 소수종족의 반군세력과 정부군과의 충돌이 잦았으며, 이후 소위 골든 트라이앵글이라 불리며 주요 아편재배 지역으로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마약왕으로 불리던 쿤사(Khun Sa)는 전 세계 아편 생산의 60%를 점유하며 군사조직을 대동하고 치외법권을 누렸다. 이 지역은 특히나 여성의 매춘을 위한 인신매매가 공개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이는 아편 산업과 무관하지는 않은 것 같다. 순간 순간 따칠레익 국경을 지날 때 보았던 인신매매 근절 캠페인 포스터가 떠오른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따칠레익 국경의 인신매매 관련 캠페인 포스터

짜이퉁으로 가는 길에 중간 중간 마을사이로 계단식 논이 펼쳐진 곳을 발견한다. “이들은 샨족인가?”라고 묻자, 우리를 안내한 따한(샨족)은 그들은 와(Wa)족이며 샨족은 산에서 농사를 짓지 않는다고 한다. 대부분의 샨족은 평평한 평야지대에서 넓게 농사를 지으며 산 중턱에 계단식 논농사를 하는 이들은 고산족들이라 답한다. 쟁기질을 하던 농부의 뒤로 멋진 교회가 지어져 있다. 그는 “샨 주에서 부흥하는 교회들은 와, 라후, 아카와 같은 산지 소소수종족 교회들이다. 그들은 빠르게 부흥하고 있고, 샨족 교회는 굉장히 느리게 성장하고 있다”며 설명을 덧붙였다.

와족(Wa) 마을 안에 있는 와족 교회 동부 샨주의 와족(Wa) 마을 풍경

짜이퉁 도시 자체는 그리 규모가 크지 않아 하루정도면 돌아볼 수 있을 정도다. 메인로드를 따라 샨의 지배자였던 소브와(샨어: 샤오파, Saohpa)의 궁전이 있던 자리에 위치한 껭퉁 호텔, 마하무니 불상이 안치되어 있는 마하무니 사원(MAHA MYATMUNI TEMPLE), 불교 수도원 등 시내를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특히 짜이퉁의 가장 큰 호수인 나웅 퉁(Naung Tung)을 중심으로 눈을 들어 사방을 둘러보면 즐비한 불교 사원들과 카톨릭 성당의 모습이 나란히 선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모습이 흥미롭다.

해지는 나웅 퉁(Naung Tung) 호수 풍경

나웅 퉁 호수와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꽤 넓은 종교부지를 소유한 카톨릭 성당은 외관이 상당히 관리가 잘 되어있다. 초대 선교사들의 기념관을 따로 마련해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남녀 기숙사가 따로 마련되어 있어 지역 고위 공무원들의 자녀들이 이용한다고 한다. 한 선교사의 보고에 의하면 짜이퉁에는 가톨릭 신자가 개신교인 보다 많으며 주로 친, 까렌, 아카족으로 구성되어 있고 아카족의 50%가 가톨릭이라 한다.

  • 불교 사원과 로만 카톨릭 미시온

짜이퉁은 해발 800미터에 위치해 다른 지역에 비해 선선하다. 도시 안에 자리 잡고 있는 나웅 퉁(Naung Tung)호수의 풍경은 낯선 이방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하다. 이 호수에서 동과 서로 2km 남짓한 호수 둘레를 산책하다 보면 다수의 상점들과 지역 맛집으로 유명한 샨 국수집을 발견하게 된다. 이곳에서는 특이하게 대두를 갈아 국수위에 얹어 비벼먹는 스타일의 샨 국수를 맛볼 수 있다. 샨 국수는 샨 주에서뿐만 아니라 미얀마 전역에서 즐겨먹는 음식으로 보편화되어, 샨 국수의 종류만 10가지가 넘는다고 하니 종류별로 샨 국수를 맛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대두를 갈아 얹은 샨 국수

짜이퉁에서 가장 활력이 느껴지는 곳이 바로 아침시장일 것이다. 현대식 대형 마트가 없는 이곳에 시장은 모든 시민들의 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곳이다. 입구에서부터 꽉 들어찬 사람들로 길을 잃지 않으려고 애를 써야했다. 지역 생산품, 공산품, 생선류 등의 노점부터 시작해서, 상설 점포들은 구획별로 잘 정리되어 있다. 한쪽에는 중국인으로 보이는 이들의 음식점들이 쉽게 눈에 띈다. 미얀마 샨주의 중국인들은 주로 운남성을 거쳐 이주해 들어왔는데, 이들은 샨족화된 중국인으로 ‘샨-떼욕’으로 불리며 3, 4세대를 거쳐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더듬더듬 중국어를 하는 이들이 많고 어느 정도 중국어가 통하는 정도다. 시내에 있는 모스크도 운남에서 이주해 온 무슬림들의 예배처소인 것으로 보아 중국 운남성과 샨 주의 관계가 아주 밀접해 보인다.  글 |  채형림(SIReNer)

  • 짜이퉁 모닝마켓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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