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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m & Fast, 이산의 중심 콘캔

도시와 사람들
D·I·G·I·T·A·L JOURNAL  2018. 4

태국 동북부 즉 이산(Isan) 지역의 가장 큰 도시가 코랏(Korat)이라면 콘캔(Khon Kaen)은 이산의 중심도시라고 말할 수 있겠다. 코랏, 우돈 타니(Udon Tani), 우본 라차타니(Ubon Rachathani)와 더불어 이산의 “Big 4”로 불리는 콘캔은 이산의 교육, 금융, 정부 기관, 교통의 중심도시이다. 태국 정부는 콘캔 지방을 육성하기 위해 2005년 콘캔 공항을 국제공항으로 승격시켰고, 현재는 국내외 주요 항공노선을 운항 중이다.

방콕으로부터 445km거리에 위치한 콘캔은 태국-라오스 국경 “우정의다리”까지 이어지는 태국의 가장 중심을 가로지르는 2번 국도 미트라팝(Mittraphap)도로가 시내 중심을 관통한다. 이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일명 “인도차이나 사거리”라 불리는 시원하게 뚫린 사통팔달 도로를 마주하게 되는데, 좌측으로 난 도로를 따라 치앙마이, 치앙라이를 거쳐 미얀마로, 우측으로는 라오스와 베트남으로 연결된다. 실제로 광역 메콩강 지역(GMS, Greater Mekong Subregion)(1)제회랑의 교통 인프라 개발로 인해 중국에서 동남아로 연결되는 북남(North–South)경제회랑과 베트남에서 미얀마로 가는 동서(East–West) 경제회랑이 만나는 교차점이 되는 지점이 된다.

앞으로 콘캔이 수년 내에 상업 무역의 허브도시로의 도약을 가늠케 하는 부분이다. 실례로 태국에서 생산되는 실크는 동북부의 것이 최고라 정평이 나있는데, 콘캔에서는 매년 11월이면 국제 실크 축제(International Silk Festival)가 개최된다. GMS 6개국으로 시작한 이 축제는 아세안(ASEAN)국가로 확대되어 중국 남부(광시 및 윈난 성),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이 함께 참여하여 각 나라의 실크 및 기타 OTO(2)P제품이 전시되고 판매된다. 그 외 국제 음식 박람회, 실크 패션쇼, 콘서트, 미인 대회, 전시회, 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가 축제기간 내내 진행된다.

이와 함께 약 10만 명이 모여 함께 벌이는 동북부 지역의 전통행사 “Pook Xiao”와 거리 퍼레이드는 축제기간 동안 가장 큰 볼거리다. 2017년에 완공된 4,500평 규모의 국제 컨벤션 센터(Khon Kaen International convention & exhibition center)는 태국 뿐 아니라 아세안 국가들의 무역 거래의 중심이 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1) 메콩강을 중심으로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중국,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등 5개국)을 아우르는 지역 개발 추진 사업이 ‘GMS(Greater Mekong Subregion) 프로젝트’다. GMS는 1992년 ADB(아시아개발은행) 지원 하에 국가 간 경제, 인프라 개발과 인접국 간 연계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출범한 지역개발사업으로 중국과 일본의 경제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OTOP은 ‘One Tambon One Product’의 약자로 태국 전역의 각 지역(땀본, tambon)에서 하나의 독특한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 프로그램이다. OTOP 제품은 수공예품, 면화 및 실크 의류, 도자기, 패션 액세서리, 식품을 포함한 다양한 지역 제품을 취급한다.

콘캔에는 무역의 허브역할만이 아니라 태국 동북부의 교육의 허브역할을 하는 컨캔 대학교(Khon Kaen University)가 있다. 콘캔 대학(KKU)은 1964년 태국 동북부에 설립된 최초이자 최고의 대학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열악한 이산 지역 교육 인프라 구축을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최근에는 태국의 9개 국가연구대학 중 하나로 선정되어 명실공히 메콩강 지역의 교육 센터 역할을 감당한다. 900헥타르에 달하는 녹지에 설립된 콘캔 대학은 500여 명의 해외 유학생을 포함하여 101개의 학부 전공과 138개의 석사 과정, 77개의 박사 과정 등 광범위한 과정에 참여하는 학생이 4만여 명에 달한다.

왕실에서 세운 대학답게 해마다 졸업식이면 왕가의 유명인이 내려와 학위수여식에 참석한다. 졸업식이 끝나면 항상 들른다는 닭요리 전문점은 맛도 유명세도 대단해 보인다.

특별한 관광지가 없는 콘캔에서 븡캔 나콘(Bueng Kaen Nakhon)호수는 아름다운 풍경을 제공하는 손에 꼽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약 100헥타르에 달하는 호수를 중심으로 공원, 레스토랑, 사원이 조성되어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번잡한 도시가 싫증났다면 호수를 산책하면서 사색에 잠겨도 좋을 것 같다. 해질 녘이 되면 아름다운 석양을 뒤로하고 호수주변에 가족과 함께 산책을 하거나 사이클을 즐기는 이들로 호수는 금세 북적인다.

호수를 따라 남쪽 끝에 다다르면 눈에 띄게 화려한 사원을 발견하게 된다. 9층짜리 높이의 왓농웽(Wat Nong Waeng)으로 알려진 프라마하탓 캔나콘(Phra Mahathat Kaen Nakhon) 사원 안에는 이산의 문화와 콘캔의 역사를 묘사한 현대적인 벽화들과 역사적 전시물이 진열되어 있어 각 층을 오르며 보는 재미가 있다. 9층에 마련된 전망대에도 올라갈 수 있는데 가쁜 숨을 몰아쉬며 9층까지 오르면 호수를 둘러싼 아름다운 콘캔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처마 끝에 매달려 울리 퍼지는 풍경소리와 함께 보여지는 콘캔의 매력은 누구라도 빠져들 수밖에 없으리라.

금강산도 식후경! 태국에서 야시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콘캔도 예외는 아니다. 2012년 문을 연 떤딴 마켓(Ton Tann Green Market)은 쇼핑몰과 시장이 결합된 모양으로 보통의 야시장보다는 깔끔하고 고급스런 분위기다. 다양한 먹거리 뿐 아니라 수제 공예품과 패션 소품들의 구입이 가능하고 곳곳마다 아트 갤러리를 발견하게 되는데 우리나라의 동대문 시장과 인사동의 쌈지거리를 합해 놓은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콘캔은 여행자들에게는 크게 볼거리가 없어 매력이 없는 도시처럼 느껴질지 모르나 이산 지역의 중심도시로 도시의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서 태국의 어느 지방도시보다 살기에는 좋은 곳이다. 방콕에 비해 엄청 저렴한 물가와 콘캔 대학교라는 최고 수준의 종합대학교, 시간 맞춰 운행하는 썽태우 시내버스, 고급 쇼핑몰 센트럴 프라자가 구비되어 있고, 향후 시내를 운행하는 트램 건설과 방콕과 연결되는 고속철도가 계획 중이니 이보다 더한 최적의 조건이 없을 듯하다. 이산 지역의 교육, 정부기관, 교통의 중심도시 콘캔은 아세안의 중심도시로 조용하지만 빠르게 변화해 가는 중이다.  글 | 채형림

 *위 자료의 저작권은 UPMA에 있으므로, 인용하여 사용하실 경우 반드시 출처를 남겨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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