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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남부는 아직도 선교사가 고프다(2)

CAS 디스커버리
D·I·G·I·T·A·L JOURNAL 16호 2019. 3

 

 

태국 남부 선교의 시작은 1899년 후반, 미국 장로교의 시암 선교회(방콕)와 페차부리 선교회가 협력하여 남부지방을 처음으로 선교하면서부터이다. 이듬해 1900년에는 나콘에, 1910년에는 뜨랑에 선교기지가 세워지면서 남부지방 선교가 본격화되었다. 후에 설립된 태국 CCT(The Church of Christ in Thailand, 1934년 설립) 교단은 나콘을 중심으로 9노회, 나콘 서쪽 뜨랑을 중심으로 17노회, 나콘 북쪽에 위치한 수라타니로부터 중부의 관문인 페차부리까지 아우르는 8노회를 세우고, 이슬람 지역인 빠따니 말레이 4개 주는 얄라에 무지역 노회인 12노회를 세웠다.

CCT 교단 남부 노회의 대표적인 교회는 처음 선교가 시작되었던 나콘에 세워진 120년 역사의 베들레헴 교회이다. 성도 수가 100여 명 정도 되는 이곳은 태국 남부 교회가 모두 존경하는 텅므안 쑥반 목사(CAS 17호에서 다룰 예정)가 40년간 담임 목회했던 교회이다. 태국 CCT 교단의 담임목사직은 4년마다 재신임 투표를 하도록 되어 있음을 감안할 때 특이할 만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나콘에는 초창기 선교사들이 베들레헴 교회와 함께 세운 병원(Nakhain Hospital)과 학교(Si Thammarat Suksa)가 있다.

베들레헴 교회가 가장 전통 있는 교회라면, 뜨랑 주의 뜨랑 교회는 주로 화교 중심의 교회로, 재적성도 수가 1,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남부에서 가장 부흥한 교회라 할 수 있다. 과거 중국인 선교사에 의해 많은 이적을 경험하고, 후에 제자훈련이 잘 이루어져 부흥할 수 있었다고 한다.(3)

CCT 교단에 소속되지 않은 교회들과 주로 선교단체들이 연합하여 1954년에 세운 EFT(The Evangelical Fellowship of Thailand) 교단은 남부를 8개 지역(4)으로 나누고, 8개 지역의 지역장과 15명의 실행위원을 두어 사역하고 있다. 현지에서 EFT는 일반적으로 CCT가 조직과 기관사역이 강한데 반해, 보다 전도와 교회개척 중심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남부 EFT 교단의 주요 교회로는 핫야이 순복음 교회(300명 성도), 핫야이 HIM 교회(과거 방콕 소망교회 지부), 푸껫 말렛판 교회(700~800명 성도)가 있다. 또한 이밖에도 태국정부는 소수의 침례교, 제칠일안식교, 가톨릭을 공식적으로 기독교단으로 인정하고 있다.(5)

남부 각 주(짱왓)별 교회와 교인 수 현황은 다음과 같다.(교단 무관)

태국 남부 14개주 기독교 현황(2019년 2월), Estar foundation(www.estar.ws)

위와 같이 교회들이 있지만, 일부 주요 교회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교인수 20~30명 미만의 미자립 교회들인 형편이다. 태국 선교역사가 191년, 남부 선교역사가 120년 가까이 되었고, 교단을 갖춘 지도 85년이나 되었으니, 이것만 놓고 보면 태국 전체나 남부 지역 기독교에 무엇인가 가시적인 결과가 있기를 기대해볼 만도 하다. 그러나 위 통계에서 보듯 태국 남부의 기독교 상황은 상당히 아쉬운 현실이다. 태국 남부만 놓고 볼 때, 전체 인구 약 900만 명 대비 총 기독교인(25,869명) 비율은 0.3%도 되지 않는다. 이는 방콕(1.1%), 치앙마이(6.3%)는 물론 태국 전체 기독교인 비율(0.75%)보다도 훨씬 낮은 수치이다(Estar foundation(www.estar.ws) 통계 기준).

물론 현재 남부의 성도들을 생각하면 강력한 불교 토양에서 그들이 신앙을 지키고, 교회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헌신과 수고를 감당했을지는 충분히 인정되어야 하고, 또한 단순히 파악된 숫자만으로 평하기는 조심스럽다. 다만 이 통계가 분명히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 하나는 어쨌든 이것이 지금 태국 남부 복음화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태국 남부가 지금도 계속해서 이 지역과 사람들에게 맞는 방식으로 복음이 전해져야 하고, 누군가 태국 선교를 하려고 한다면 우선적으로 이곳을 고려하도록 강권해야 할 만큼 선교적 필요가 큰 지역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필요를 더욱 선명하게 하는 것은 다음의 태국 남부의 선교사 현황이다.(한인 선교사 기준)

[태국 남부 14개주 한국인 선교사 현황(2019년 2월), 권오혁 선교사(나콘 27년 사역)]

위 통계에서 보듯 태국 남부(총 인구 약 900만 명)에 상주하며 사역하는 한국인 선교사는 총 26가정인데, 이는 산술적으로 선교사 1가정 당 약 35만 명을 감당해야 하는 수준이다. 앞서 언급한 역시 미전도지역인 태국 동북부 이산 지역이 인구 약 2,300만 명에 상주 선교사 85가정으로 선교사 1가정 당 약 27만 명 수준임을 고려하면, 선교사 비율 면에서 태국 남부의 선교적 공백이 더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6) 이는 곧 이산 지역과 함께 태국 남부 지역으로도 더 많은 선교사와 선교자원들이 투입되어야 할 필요를 역설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2018년 현장 리서치에서 본 리서치 팀은 여러 선교사들을 만나 인터뷰 했다. 그 중 태국 남부에서만 올해로 27년째 사역하고 있는 나콘의 권오혁 선교사는 “태국에 헌신한많은 선교사들이 방콕까지는 오는데, 남부로 오는 선교사는 거의 없다.”라며 태국 남부의 한국 선교사 부족(또는 기피)에 대해 아쉬워했다. 또 태국 동북부 콘캔에서 3년간 교회개척 사역을 하다가 남부로 이주해 온 정지명 선교사는 자신의 자발적 재배치의 이유에 대해 “콘캔에서 개척한 교회가 자립하게 되어 하나님께서 복음이 더 필요한 곳에서 새로운 교회를 개척할 마음을 주셔서 오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때마침 이런 경우의 선교사 가정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참 감사한 일이었으나, 안타깝게도 실상 정 선교사와 같은 ‘복음이 더 필요한 곳으로의 자발적 재배치’ 사례는 정말 찾아보기 드문 일이라고 한다.

 

 

정지명 선교사가 사역하는 나콘에 있는 YWMA센터

태국에는 전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많은 선교사가 파송된 나라이지만, 여전히 미복음화 국가이다. 그러나 태국 남부는 그 많은 선교사마저도 가져보지도 못한, 방콕까지는 오지만 남부까지는 내려오지 않는다는 저(低) 파송 지역이다. 복음 전래 120년에 가까운 기독교 역사를 가진 태국 남부, 그러나 이곳은 여전히 복음이 고프고, 복음 전할 선교사가 고프다.   글 | 강호석(SIRe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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