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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와 장소, 에스닉타운(ethnic town)

업마생각
Web Journal  27호 2021. 06

국내거주 외국인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이제 대한민국에도 대도시들을 중심으로 에스닉타운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동일한 국가, 혹은 민족 등 유사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주민들이 집적해있는 자생적인 커뮤니티 공간으로 정의할 수 있는 에스닉타운은 이주민들의 생활공간일 뿐만 아니라 각 문화의 독특한 매력을 보여주는 이국적인 공간으로서 도시의 다문화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 서울만 해도 대림동 옌볜조선족(延边朝鲜族 )타운, 혜화동 필리핀 타운, 동대문구 광희동의 몽골 · 중앙아 타운은 수도 서울에서 경험하는 이국적인 경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보통 에스닉타운은 타문화를 경험하는 장소가 된다. 이곳은 로컬과 다른 독특한 경관, 음식, 상품 등을 경험할 수 있어서 특정 해당 민족, 종족뿐 아니라 원래 지역주민 그리고 외부의 관광객들까지 모여드는 새로운 공간으로서의 변화된 위치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인천 차이나타운 인천화교중산중·소학교 앞의 삼국지 거리, 출처 wikipedia

일반적으로 장소(場所, Place)는 일이나 사건이 일어나는 곳으로, 인간의 일상이 전개되는 곳이나 위치와 관련된 것으로 이해되곤 한다. 장소의 의미는 단순하기도 하고, 복잡하기도 하다. 왜냐하면 역사적 시대적 상황으로 장소 간의 관계에 의해 그 의미가 생성될 뿐만 아니라 장소 간의 경합을 통해 그 의미가 변화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에스닉타운으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인천과 부산의 차이나타운이다. 두 도시의 차이나타운은 구한말 정세가 격변하던 조선 시대 1884년에 형성되었다. 먼저 인천 차이나타운은 처음 인천시 선린동 일대 주변 5천 평 토지에 중국 조계지로 청나라 영사관이 세워지면서 차이나타운이 형성되었다. 또한 부산 차이나타운은 현재 KTX 맞은편에 있는 초량동에 청나라 영사관이 수립되면서 주변에 중국 요리점, 화교 학교, 잡화점 등이 생기며 중국인들의 정착촌이 되었는데, 바다 건너 한국에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일본을 견제하는 동시에 청나라의 영향력과 상권 확대를 위해 차이나타운이 설립되었던 것이다.

부산차이나타운, 출처:google.com

그러나 과거와 달리 21세기 현재의 부산과 인천의 차이나타운은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과 기억을 지우고, 새로운 에스닉타운으로 양국 간의 경제와 문화 교류를 통한 공간이자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구화교라 불리는 대만 국적의 중국인, 신화교라 불리는 중화인민공화국 국적의 중국인, 로컬지역 주민, 관광객들까지 조우하면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주와 이주민이 만들어내고 있는 장소성, 에스닉타운에 대한 지금이라는 현재와 기회, 위기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다. 무엇보다 현재 200여 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국내로 외국인들이 유입되어 들어오고 있는 환경에 대한 인식과 실천이 중요하다. 특별히 국내 지역교회들은 자기가 위치해있는 장소로서의 지역에서 이주와 이주자를 새롭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장소는 세상의 축소판으로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는 것에 밀접한 관련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대 세계의 이주와 이주민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장소 렌즈(Place Lens)’ 관점을 강조한다. 곧 ‘장소’라는 렌즈를 가지고 현미경과 망원경처럼 이 시대 이주의 부분과 전체, 통일과 다양성, 역동성을 조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소 렌즈’ 관점은 한마디로 장소라는 것이 결코 고정적이며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시대, 상황, 사람들에 따라 변화(갈등, 적응)하며 그 의미도 새롭게 형성된다고 보며, 초국가적인 사람들이 이주민으로 유입되면서 새로운 장소의 의미가 부여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전 세계적인 이주의 시대에, 장소에 대한 민감한 감각과 센스를 가지고 기존 로컬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다양성의 독특한 지역을 토대로 만들어나갈 것을 강조한다.

무척 일리 있는 말이다. 특별히 우리나라는 국내 거주 외국인의 수가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급증하면서 장소로서의 에스닉타운이 전국적으로 생겨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시각, 인식과 실천이 고정관념에 묶여선 안 될 것이다. 이를테면 중국 이주자는 중국(인구 유입) 위험론으로, 이슬람 이주민은 이슬람쓰나미론으로 경계하고 위험시하여 먼저 배제와 차별을 일상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CAS 27호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에 이주민이 사는 지역적 장소와 에스닉타운에 관한 내용, 그리고 지역교회들의 사역 현황을 위주로 살펴보려한다. 먼저 이슈 인사이드 코너에서는 국내에 한국화교라는 이름으로 존재하고 있는 중국인들의 이주 역사와 현재 사역 현황을 통해 숫자적으로 한국 다문화 이주민의 거의 절반에 해당되는 사람들을 조명해보았다. 카스디스커버리에서는 지역교회 다문화 이주민 선교 사역을 실제로 참여관찰, 인터뷰한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우선 서울 경기에서 다문화 이주민 사역하는 단체와 교회들의 사역을 케이스로 소개하고 있는데 실제적인 사역에 동참하는데 안내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도시와 사람들 코너에서는 서울, 경기, 수원, 인천이라는 장소에서 ‘에스닉타운’으로서 부상하고 있는 민족, 종족들이 누구이며, 그들이 그 지역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사진과 함께 글을 게재하여 이주민으로 인한 장소의 의미 이해를 돕고자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헌신된 한 사람이기에, 특별히 이번 호 업마가 만난 사람에서는 새생명태국인교회를 방문하여 홍광표 목사님을 만나서 인터뷰한 내용을 재정리해 보았다. 이 글은 국내에 들어와 있는 태국사람들에 대한 한 사람의 열정과 사랑이 어떻게 불교국가 태국선교로 연결되면서 역동적인 팀 동역을 할 수 있게 되었는지를 깨닫게 되는 감동이 될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2019년 기준 국내 거주 외국인의 비율이 2019년에 252만 명, 2018년 통계로는 264만 명을 넘어섰다. 이러한 때에 전 세계 200여 국가에서 온 다민족 이주자들이 함께 살고 있는데, 각 지역마다 위치해있는 지역교회들이 하나님 나라의 부흥에 관심을 가지고 소통하며, 생명력 있고 의미있는 관계를 만들어내는 데 앞장서야 한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글 | 정보애 (SIRe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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