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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다.다(우.리 교회 다.문화 이주민선교 이렇게 한다.) : 서울, 수도권 편_1. 오륜교회

CAS 디스커버리(1)
Web Journal  27호 2021. 06

0. 우.다.다.
이 땅에 다문화이주민선교가 시작된 지 30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 흘렀다. 공교롭게도 이는 한국교회가 해외선교의 꽃을 피우기 시작한 기간과 거의 일치한다. 그 사이 ‘나가는 선교’로서 해외선교는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모든 종족은 아니지만)에 선교사를 파송해 ‘3만 선교사’ 시대를 거의 눈앞에 두고 있다. 규모를 막론하고 거의 모든 교회마다 해외 선교사를 파송하거나 단기선교팀을 보내는 것이 당연한 사역이 되었다. 그에 비해 ‘들어온 선교’로서의 국내 다문화이주민선교는 지나온 세월에 비해 여전히 일반 교회의 관심이 적고, 다문화이주민이 늘어나면서 이 사역에 손을 대고 있는 중견 이상의 지역 교회들이 많지만, 대부분 전문성 없이 외국어 예배를 운영하거나 구제사역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물론 전문화된 사역자들도 있지만 ‘국내 목회와 선교’ 사이의 애매한 인식 속에 이른바 ‘각개전투’하듯 고군분투하며 사역을 이어오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앞으로 시대는 다문화이주민 수가 더욱 증가하여 현재 총 인구 대비 5% 선을 넘어서서 10년 내 10% 선까지 다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으로 이는 점차 한국교회에 주어진 ‘기회’를 넘어서, 반드시 감당해야 할 ‘책임’으로 주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므로 마땅히 이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고, 그 준비는 섣불리 사역에 뛰어드는 것보다, 우선 찬찬히 살피고 배우고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부터 이 시기에 본 선교회를 국내 다문화이주민선교리서치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구하면서 주신 기대와 소망은 결코 거창하지 않고 소박했다. 그것은 그저 ‘다문화이주민선교를 알고 알리자.’라는 것이었다. 우리도 잘 모르니, 우리가 먼저 배우고 공부한다는 자세로 이곳저곳 부지런히 보고 들으며 만나왔는데, 그 가운데 모델이 될 만한 좋은 사례와 전략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이번 CAS 27호에서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 리서치의 몇 사례를 추려 소개한다.

국제사역부 연합예배

1. 오륜교회
# 서울 강동구 성내동 소재, 대한예수교 장로회(합동측), 김은호 목사 시무

# 정보제공 : 임혜림 목사(국제한가족센터 및 외국어예배 담당)

지역교회의 다문화이주민선교의 사례를 살펴보기 위해서 먼저 사역 구조와 조직을 살펴보는 것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 이유는 그 구조와 조직을 통해 이 사역에 대한 교회의 관점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륜교회의 다문화이주민선교와 관련된 대략의 사역구조는 다음과 같다.

오륜교회의 다문화이주민선교는 국제사역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 국제사역부가 해외선교부나 국내선교부의 하위 구조가 아닌 동일한 위상에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다문화이주민선교의 개념 또는 사역범주를 두고 사역대상이 외국인이니 해외선교로 보아야 한다든지, 사역지역이 국내이니 국내선교로 보아야 한다든지 이견이 많다. 이는 개별 지역교회 뿐 아니라, 노회나 교단 총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오륜교회는 기본적으로 다문화이주민선교를 해외선교나 국내선교의 하위가 아닌 동일 위상의 독립된 사역 영역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 하나 눈여겨 볼 것은 오륜교회는 이러한 다문화이주민선교를 다시 ‘외국어예배부’, ‘국제한가족센터’, ‘선교언어학교’로 세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교회가 그만큼 다문화이주민선교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사역적 필요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래에서 오륜교회 국제사역부의 자세한 사역들을 살펴보자.

1) 외국어예배부
먼저 외국어예배부는 오륜교회 다문화이주민 사역의 시작과 함께 했던 사역이다. 외국어예배부의 주 사역은 외국인들을 위한 언어권별 예배 사역이다. 모두 7개의 언어권별 예배로 구성되어 주일예배를 기반으로 찬양, 말씀, 소그룹이 이루어지고, 평일에는 성경공부와 제자훈련, 새신자교육과 세례교육 등이 기본적으로 모든 부서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각 부서에는 현지인 또는 현지 사역을 경험한 담당 사역자가 세워져 있다.

지역 교회의 일반적인 사역 패턴처럼 2004년 영어예배부를 시작으로 외국어예배 사역이 시작되었고, 점차 다른 언어권으로 확장되어 현재와 같은 7개 언어권별 예배부와 다양한 다문화이주민사역으로 발전하였다고 한다. 현재 코로나19 영향으로 다소 변화가 있으나 예배부에 소속된 인원이 약 300여명, 다양한 교회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잠재 신자로서 접촉하고 있는 인원까지 하면 약 500여명 정도라고 한다. 예배부에 속한 성도들은 오륜교회 주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원거리에서 찾아오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고 한다. 이는 오륜교회가 지역 기반의 다문화이주민사역 주체이면서, 거점 센터로서의 기능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7개의 예배부 중에서 중국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예배부는 다문화가정, 이주노동자, 유학생 등으로 구성되어 어린 아이부터 장년까지 전 연령을 아우르는 보편적인 교회의 모습에 가까운 형태를 갖추어가고 있고, 일본어와 인도네시아어 예배는 유학생 중심으로, 영어와 벵갈어 예배는 이주노동자, 유학생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예배사역이 중심이지만, 다양한 신앙콘텐츠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여 오륜교회 내에 보유한 풍부한 사역 인프라와 다양한 콘텐츠를 7개 예배부의 특성과 필요에 맞게 각 언어로 번역하여 활용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많이 있는 중국어와 베트남어 예배부에서는 오륜교회 다음 세대 프로그램인 ‘꿈미(꿈이 있는 미래)’ 사역의 콘텐츠들(책, 노래, 동영상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고,2) 오륜교회 묵상교재인 ‘주만나’도 각 언어로 번역되어 SNS로 공유하고 있으며, ‘큐티를 보다(주만나 큐티 유튜브 영상 설교)’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자막 서비스를 통해 공유되고 있다. 매주일 예배도 유튜브와 위챗을 통해 중국과 베트남 본토의 가족과 친척, 지하교회 성도들과 함께 은혜를 나누고 있다.

중국어 주만나 큐티나눔(좌), 중국어 꿈미 교재(우)

또한 시중에 알려진 좋은 콘텐츠들도 번역하여 함께 영적 유익을 나누고 있었다. 최근 기독교 웹툰 ‘시리다맘’을 베트남어로 번역하여 베트남 커뮤니티에 공유하는 사역을 새롭게 시작하였고, 통독 프로그램 ‘어, 성경이 읽어지네’와 ‘카이로스’ 선교훈련을 중국어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한국에 있는 중국인 성도들은 물론 중국 교회 성도들과 공유하고 있다. ‘다니엘 기도회’를 시작으로 ‘꿈미’도 중국어, 베트남어, 일본어, 러시아어, 영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었다.

이러한 신앙 콘텐츠들의 번역과 공유는 각 예배의 외국인 성도들이 고국의 사람들에게 은혜를 나누고자 하는 헌신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장기적으로 국내 다문화이주민 대상은 물론 해외 선교에도 활용하기 위해 이 사역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이는 이주민들이 단순히 섬김을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이 사역에 참여함을 통해 자연스럽게 본국의 교회와 성도들을 섬기는 재생산의 주체로 세우는 유익과 은혜가 있다고 생각된다.

기독교 웹툰 ‘시리다맘’ 베트남어 번역사역 커뮤니티

주로 유학생 중심인 인도네시아어 예배를 비롯한 중국어, 베트남어 예배에서는 주중에 학교에서 삶과 신앙을 나누는 캠퍼스 모임도 이루어지고 있었다. 중국 유학생들은 다양한 학교에 분포되어 있고, 인도네시아 유학생들은 주로 숙명여자대학교, 베트남 유학생들은 KAIST,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들 중심이어서 주중 캠퍼스 모임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유학생들은 공동체에 머무는 시간이 보통 3-4년 남짓밖에 되지 않지만, 학생이라는 장점을 살려 성경공부를 통해 그들의 삶의 방향을 돌이키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그들이 고국으로 돌아갈 때는 개인의 신앙 뿐 아니라 선교사의 사명을 가지고 갈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들 중 헌신된 사람들은 신학공부를 하고, 오륜교회에서 다문화이주민사역을 함께 하고, 다시 본국으로 사역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 실례로 인도네시아예배 초기 개척에 함께한 현지인 사역자는 한국에서 신학교에 다니면서 오륜교회 사역을 했고, 목사안수를 받고 오륜교회 파송선교사 자격으로 인도네시아 현지로 파송되어 인도네시아 말랑에서 대학생 제자훈련 사역 중심의 센터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예배부에서는 계속해서 이와 같은 사례들이 이어지고 있고, 현재 담당 사역자도 유학생으로 와서 신학을 하고 전도사로 사역하고 있다. 이 외에도 중국어예배부에서는 유학생으로 왔다가 오륜교회 선교훈련을 받고, 평신도 선교사로 파송 받아 중국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선교 사역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베트남 유학생 모임

또한, 코로나19 상황에서 해외 현지로 미션트립을 갈 수 없게 되면서, 대안으로 ‘미션 서포터즈’라는 현지 선교사와 온라인 사역을 진행하는데, 여기에도 인도네시아는 앞서 오륜교회에서 파송한 인도네시아어예배부 출신의 현지인 사역자를 중심으로 사역이 이루어지고, 국내 러시아어, 중국어, 베트남어예배부도 현지 사역현장과 동일하게 사역이 이루지고 있었다.

외국어예배부 안에서 결혼이주여성들과 유학생 그룹 간에 일종의 신분적 이질감이 다소 존재한다고 하는데, 이는 단순히 자격지심이나 관계적 문제만이 아니라 각 대상에 대한 신앙적 필요와 훈련의 초점을 고려한 대응이 필요한 부분으로 보인다. 그래서 국제사역부에서는 유학생 사역의 장기적 가치를 고려해서 별도의 사역으로 진행할 계획도 고려하고 있고, 뒤에 더 자세히 다룰 국제한가족센터를 통해 다문화가정과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한 사역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특히 유학생들을 한국에서 태어난 다문화 자녀들에게 부모님 나라의 언어나 문화를 가르쳐주는 ‘이중언어학교’ 운영을 통해서 다문화 가정에 구체적인 도움을 주어 서로간의 유대관계 형성은 물론, 앞서 번역 섬김과 마찬가지로 각 예배부 구성원들이 스스로 주체로서 세워질 수 있는 좋은 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비록 언어적인 이유로 외국어예배부가 별도로 존재하지만, 오륜교회는 외국어예배부에 속한 지체들도 동일한 오륜교회 성도로서 교적은 물론 교구에도 편성하여 한국 성도들과 함께 공동체를 이룰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또한 다양한 교회 봉사에도 적극 참여할 수 있고, 집사 직분도 받을 수 있으며 해당 언어로 직분자 훈련도 시행하고 있어 이를 통해 다문화이주민들이 한국인과 함께 교회의 일원인 것을 느끼며, 함께 봉사와 섬김에 참여할 때 더 깊은 신앙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2) 국제한가족센터
국제한가족센터는 원래 ‘다문화한가족센터’였는데, 사역 대상을 확장하기 위해 2020년 ‘국제한가족센터’로 개칭했다고 한다. 오륜교회 국제사역부 산하 외국어예배부가 예배와 제자훈련 등 예배공동체에 기반한 보편적 교회 사역이었다면, 국제한가족센터는 다문화이주민들을 위한 폭넓은 의미에서의 전도, 복지 영역을 섬기기 위한 법인설립으로 특화된 사역 구조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전까지는 주로 다문화가정 중심으로 사역이 이루어졌는데, 센터명 개칭 이후에는 보다 폭넓은 다문화이주민을 대상으로 사역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외국어예배부라는 다문화이주민 대상 사역 구조가 있음에도 다문화가정 중심의 별도의 독립된 ‘센터’개념의 구조를 둔 것은 오륜교회의 이 다문화이주민사역에 대한 고민과 전략적 관점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된다. 우선은 이 다문화가정 사역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문화이주민사역의 핵심이라는 판단이 있었던 것이고, 향후 다문화가정에 대한 사회적 의미와 정부정책 차원에서의 연대를 위해서는 교회 내부 부서보다는 대외적인 독립된 법인(센터) 형태가 용이하다는 관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와 같은 분리를 통해 외국인예배부는 구제나 복지보다는 예배와 제자훈련 중심의 교회 개념으로 사역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국제사역부 담당자는 이러한 환경이 조성되어, 우선 구제와 복지로 섬겨야 할 대상과 영적인 사역으로 섬겨야 할 대상이 어느 정도 구분이 되어 외국어예배부에서는 공동체 지체들에게 사역참여와 같은 헌신은 물론, 교회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마땅한 헌금3)에 참여하도록 가르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① 결혼이주여성사역
국제한가족센터의 시작은 2008년 ‘행복교실’과 ‘한국어교실’ 사역에서 비롯되었다. 이 사역이 중국어예배부와 베트남어예배부의 기반이 되기도 했다. 당시에 한국에 다문화가정 여성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제대로 구성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와 긴밀히 연결되어 사역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정부 차원에서 사회통합프로그램과 복지사업을 진행하면서, 센터에 고정적으로 참여하는 수는 예전보다 많이 감소하여 현재 20명의 결혼이주여성과 70여명의 아이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대신 이제는 단순히 복지적인 도움을 위해 찾아오는 수요보다 이주여성들 간의 관계 중심의 인원 비중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은 과거에는 이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이 적었기 때문에 교회가 이들을 위한 기초적인 복지지원의 역할도 담당해야 할 사역적 필요가 있었지만, 현재와 앞으로는 정부와 사회적 차원에서의 복지제공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교회의 다문화이주민 사역은 보다 선택과 집중의 묘를 살려 이들의 실제적인 필요가 무엇인지 잘 이해하고 연구해서 그들의 영적인 필요와 잘 연결하는 사역적 안목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것이 어떠한 의미에서 시대를 읽는 안목이며, 앞으로 그들이 필요로 하고, 교회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 노력이 다문화가정 사역을 통해 주께 돌아오는 이들이 많아지게 하는 관건이 될 것이다. 정부와 사회에서 다문화이주민들을 위해 많은 부분을 감당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그들의 영적인 필요를 도울 수 있는 것은 교회밖에 없다는 사실은 자명하므로 교회는 이 관점을 늘 견지한 사역개발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현재 결혼이주여성사역은 매주 화, 목 오전(주말)에 ‘한국어교실’을, 오후에는 ‘힐링교실’과 ‘행복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어교실’은 15명의 교사의 재능기부로 운영되며, 대부분 한국어교사 자격증을 갖춘 전문가들이다. ‘힐링교실’은 미술, 음악 등 문화예술 콘텐츠로, ‘행복교실’은 비즈, 손뜨개질, 요리, 코디법 등 다양한 취미활동 콘텐츠를 통해 결혼이주여성들의 정서적 회복과 삶의 질 향상을 돕는 사역이다. 이와 함께 새소식반 사역이 이루어져 매주 복음을 전할 기회를 찾고, 함께 예배를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결혼이주여성사역 내에 ‘부부모임’도 있다. 다문화가정 사역에서 건강한 가정의 회복은 가장 기본이 되는 본질이자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대부분의 다문화가정이 남편과 아내 사이에 소통이 끊어져 있고, 문화 차이와 언어적 장벽을 극복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러한 부부의 문제는 자녀 양육의 문제로도 그대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러한 필요를 확인한 오륜교회에서는 남편과 함께 하는 사역을 시작했다고 한다. 부부가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돕고,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서로 교제하며 위로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이다. 부부가 함께 참여하는 부부특강을 통해 부부관계에 대한 실질적인 제안을 하고, 자녀양육특강을 통해 부부가 함께 자녀문제를 풀어갈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또 교회 내에 ‘부부상담센터’를 통해 이혼 위기에 처한 다문화부부들을 상담하고 위기를 극복하게 돕기도 한다.

이와 함께 다문화가정의 남편과 시부모님의 반대로 이주여성들과 아이들이 교회에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한데, 이를 위해 교회에서 가정방문이나 교회초대를 통해 이주여성들이 직접 소통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봉사자들이 돕기도 하고, 여기서 좋은 마음을 경험한 가족들이 이주여성들의 교회 참여에 호의적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다문화가정의 특성상 나타날 수 있는 정서적, 언어적 어려움들을 조기에 파악하고 돕기 위해 아트테라피와 언어테라피 사역을 진행하고 있는데, 특히 다문화자녀들이 이중언어 환경에서 정상적인 언어발달이 어려운 경우 이를 실제적으로 도울 수 있는 사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사역들은 여성들의 문화생활이 다양하지 않았던 과거 한국교회에서 유행처럼 열었던 ‘문화교실’과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가 된다. 이제 이주여성들도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단순한 생존을 넘어서 삶의 질과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필요들이 반영된 것이라 생각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 주제는 과거 한국 여성들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정주민으로서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중요한 돌봄의 이슈, 관계의 접촉점으로 부각되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앞으로 이러한 사역은 더욱 구체화, 세분화, 또 전문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다문화가정사역을 현재 하고 있는 또는 시작할 것을 고려하는 교회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이라 할 것이다.

② 이중언어학교
또 하나 오륜교회 다문화이주민사역에서 눈여겨볼 사역이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이중언어학교’ 사역이었다. 현재는 다문화가정 비율이 높은 그룹인 ‘중국어’와 ‘베트남어’ 과정을 중심으로 각 30-40명의 다문화자녀들이 참여하고 있고, 대부분 믿지 않는 가정의 자녀들이라고 한다. 결혼이주여성들은 한국국적을 취득한 경우들도 많지만, 그것은 행정상 신분일 뿐 여전히 언어나 사고방식은 한국 사회와 문화에 섞이기에는 어려운 수준인 경우도 많고, 성인 이후 배운 언어이기 때문에 언어적 발전에 한계가 있는 경우도 많다. 이는 본인 스스로도 어렵지만, 사실상 한국어를 모국어로 성장하는 자녀들과 언어적, 정서적 소통의 문제가 심화되는 경우들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돕기 위해 오륜교회에서는 결혼이주여성 대상의 한국어교육과 함께, 다문화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어머니의 모국어와 문화를 가르치는 ‘이중언어학교’ 사역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이중언어학교

이 사역은 자녀들이 어머니를 이해하고 친밀감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물론, 스스로 다문화가정 자녀라는 것에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자존감을 높여주는 활동이다. 한국어를 못하는 어머니에게 부정적 관점에 기초한 접근보다 두 가지 언어를 모두 구사할 수 있다는 긍정적 관점에 기초해서 그들 내부적인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도록 하며 아이들이 서로 동질감을 느끼고 위로받고 도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이 이중언어학교의 교사는 같은 교회 유학생들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개인과 자국의 발전을 위해 멀리 한국에 와서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 선생님들이 언어는 물론 어머니 나라의 문화와 자긍심을 심어주는 좋은 모델과 멘토로서 역할을 해주고 있고, 더 나아가 아이들이 어머니 나라에 대한 애정이 생기게 되고, 신앙도 가르치면서 자연스럽게 그 나라를 위한 선교적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권면하고 있었다. 이 자녀들을 통해 부모님이 전도되기도 하는데, 이들이 다음 세대에 중요한 선교적 자원이 되기를 소망한다.

베트남 이중언어학교


③ 이주민사역

국제한가족센터 사역 안에 ‘이주민사역’이라는 별도의 사역팀이 있는데, 이 사역은 교회 외에 다른 다문화이주민센터나 이주민교회와 동역하는 사역을 전담한다고 한다. 현재 10여개 센터나 이주민교회들과 협력하여 교회에서 마련한 후원물품, 후원금을 지원하고, 사역팀이 성도들과 방문하여 함께 전도하고 기도하며 사역을 지원하고 있다.

이주민사역, 코로나구호물품전달
이주민사역, 방글라데시집결지 방문

이 밖에 국제사역부 산하 조직은 아니지만, 의료선교회에서 매주일 외국인들을 위한 무료진료서비스 ‘사랑의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이제 정부차원에서 다양한 다문화이주민 대상의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 아직도 매우 열악한 영역이 의료 지원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의료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구청의 허가를 받아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여기에는 단순 진료만이 아니라, 초음파 검사와 치과 치료 등이 가능한 장비를 구축하고 전문의사와 간호사들의 봉사로 운영되고 있어서 수술과 산부인과를 제외한 대부분의 진료가 가능해서 매주 50여명의 외국인들이 의료 혜택을 보고 있다고 한다. 특별히 거의 모든 의료 혜택으로부터 완전히 사각지대에 있는 불법체류자들이 교회를 방문하게 되는 주요 통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외국인들을 위한 무료진료서비스 ‘사랑의 클리닉’


④ 정부기관 협력

오륜교회 국제한가족센터의 사역 중에 특이할 만한 영역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지역 경찰서, 구청 등과의 상시적인 소통,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오륜교회가 2004년부터 다문화이주민사역을 시작하고, 그 후 2008년에 교회가 속한 강동구청에서 다문화이주민 사회통합프로그램과 관련해서 협조 요청이 있어서 관련 프로그램들을 구청과 협업으로 진행해 왔고, 이것이 최근에는 사회통합프로그램이 정부 차원의 정책사업들로 진행되면서 소강 국면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러다가 몇 년 후 강동 경찰서 외사부에서 범죄예방 등의 목적으로 외국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찾다가 오륜교회의 국제한가족센터를 방문하여 관련 사안들을 논의하던 중 지역의 다른 센터들도 함께 간담회를 진행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이 정례화 되면서 경찰 관계자들이 단순히 범죄예방 차원의 1차원적인 접근이 아니라, 이를 위한 근본원인을 다루는 보다 고차원적인 예방적 복지 지원의 관점을 가지고 연구해 온 것을 공유하게 되면서 다문화가정의 가정문제상담, 빈곤예방, 생활 및 의료지원, 통역 서비스 제공 등 민간에서는 다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을 논의하고 실질적인 협력이 이루어지는 단계로까지 발전했다. 그 과정에서 복지 관련 주무청인 강동구청도 다시 참여하게 되고, 현재 지역 내 4개 다문화지원센터들이 참여하는 상설 협의체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와 같은 협력체계가 구축되면서 다문화 가정에 여러 가지 긴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정부 기관들과 빠르게 소통하며 적시적인 문제해결에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 사례가 상급기관으로 보고되어, 경찰청 차원의 하나의 민간협력 모델로서 2021년부터 안산을 포함한 전국 7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되고 있다고 한다.4)

이와 관련해서 다문화이주민 사역계 일부에서는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에 대해서는 수용적이지만, 경찰계통 기관과의 협력에는 다소 경계하거나 부정적인 입장도 있다. 이는 다문화이주민선교의 대상 가운데 상당수가 미등록 외국인(불법체류자)인 경우가 많아서 경찰과의 협력 과정에서 이들에 대한 불법체류 신분정보를 수집하여 출입국관리 당국에서 적발, 추방되는 빌미가 될 것에 대한 우려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경찰에서 다문화이주민센터들을 통해 직접 신분정보를 수집하지 않으며, 관련 업무의 목적이 미등록 외국인 적발이 아닌 이들이 범죄피해 구제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다문화이주민들과 함께 하는 센터들로부터 관련 상황에 대한 현황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5) 또한 최근 ‘불법체류자통보의무면제제도’ 도입을 통해 미등록 외국인일 경우에도 피해구제가 우선이기 때문에, 자칫 적발이 두려워 숨어버리지 않도록 경찰이든 노동부든 관련된 기관에서 해당사실을 출입국관리소 당국에 신고하지 않는 법 제도가 마련되어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한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관점에서 정부기관의 특성상 자신들이 정보나 노하우 등에서 독자 행정이 가능해지면 협력하던 업무나 프로그램을 정부예산을 투입하는 정부주도사업으로 전환하면서 오히려 민간부분의 설 자리가 사라져버린다는 부정적 견해도 많이 있다. 이 또한 과거 이력들을 통해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해, 오륜교회 국제사역부 담당자는 “정부가 가진 훨씬 풍부한 자원을 통해 더 잘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구체적인 사역에만 집중하기보다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영역, 정부나 사회가 할 수 없는 영적인 사역을 중심으로 고민하고 사역을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기관과의 연대에 대한 전반적인 우려에 대해서도 “이러한 우려는 충분히 납득하지만, 사실 정부기관도 다문화이주민 관련 복합적인 문제들에 대해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위해서 그들의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상황과 필요를 알아야 그에 맞는 정책을 집행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다문화이주민 곁에서 사역하면서 실제적 필요를 알고 있는 다문화이주민 센터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센터는 일종의 정부와 다문화이주민들 사이의 완충지대 역할을 함으로써 보다 더 우리가 섬기는 다문화이주민들의 편에서 그들의 필요를 지혜롭게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처음에는 좀 우려도 되고, 귀찮을 수 있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정부가 다문화이주민들을 위해 바른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그들의 입장을 전달할 루트와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3) 선교언어학교
‘선교언어학교’는 다문화이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한국어수업’ 사역과 다문화이주민 스스로 선교지 언어인 자국어를 다양한 필요를 가진 한국인들에게 가르치는 ‘선교언어수업’ 사역을 주된 사역으로 하고 있다. 이 사역 역시 오륜교회 다문화이주민사역이 공동체 구성원들을 사역의 주체로 세우는 중요한 가치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사역이라고 할 수 있다. 매주 30여명의 다국적 학생들이 ‘한국어수업’을 통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으며, 현재 ‘선교언어수업’으로 중국어, 벵갈어, 영어 교실이 진행 중에 있다.

한국어에 대한 필요가 있는 다문화이주민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사역은 이미 많은 이주민 사역 주체들이 선택하고 있는 보편화된 사역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과거에는 다문화이주민사역으로 이루어지던 영역이 이제 정부 차원에서 다문화이주민들의 우리 사회 정착을 돕기 위한 필수이수과정으로 지정해서 사회통합 프로그램과 함께 한국어 교육 전문인력 양성은 물론 일정한 조건을 갖춘 민간단체들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확대되고 있어서 다문화이주민사역으로서의 차별성이 다소 약화된 상황이기도 하다.

그런데 다문화이주민들이 교사가 되어서 자국 언어를 가르치는 ‘선교언어수업’ 사역은 사실 단지 역할만 바꾼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안에 내재된 의미는 상당히 중요한 함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오륜교회 선교언어수업의 취지는 우선은 사역의 대상자로서 수동적 위치에만 머물러 있었던 다문화이주민들을 사역의 능동적 주체로 세우고자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실제로 해당 언어에 대한 여러 가지 필요를 가진 내국인들이 소정의 비용을 지불하고 오륜교회 외국인예배부에 속한 지체들로부터 언어를 배우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어학연수 등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해당 언어의 원어민과 그 언어를 사용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은 내국인 수요자들에게 상당한 유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교언어학교, 한국어수업

더욱이 최근 내국인과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 간의 소위 ‘언어교환(Language Exchange)’6)을 연결해주는 어플리케이션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신분과 보안이 담보되지 않은 환경이어서 여러 가지 부작용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데, 교회라는 신뢰할 수 있는 공간을 통해서 일방 또는 쌍방향으로 언어를 교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여기서 그러한 일반적인 사회적 효용도 부각되어야 하겠지만, 본 사역의 타이틀에 집중하여 이것이 가지고 있는 선교적 효용성에 더욱 가중치를 두고 싶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확장성을 더 이야기하고 싶다. 한 사람의 선교사가 파송지역을 정하고, 파송되어 현지에서 본격적으로 사역하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 짧게는 1-2년, 길게는 3-4년까지 할애되어야 하는 ‘현지 언어 및 문화적응 기간’이다. 물론 그 후에도 끊임없이 현지화하는 과정이 계속되어야 하지만, 적어도 이 기간은 다른 사역의 시작보다 특히 언어와 문화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분명히 있는데, 사실 한국교회와 선교계의 현실은 이 기간이 제대로 보장되기 어려운 측면이 많았다. 파송한 한국교회의 정서도 그렇지만, 선교사 본인 역시 파송예배를 드리고 현지에 진입하고 나면 선교지 현장의 긴박성과 전도의 시급성이 느껴져 조급함이 생기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현지인들의 정서와 영혼을 다룰 수 있을 정도의 깊이 있는 언어를 체득하기도 전에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된다 싶으면, 본격적인 사역에 뛰어드는 경우들도 많이 보아 왔다.

그런데 여기에 선교후보생들이 이미 국내에 들어온 각 선교지의 원어민들인 다문화이주민 지체들을 통해 선교지 언어를 한국에서부터 준비할 수 있다면, 그리고 언어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선교지 문화와 정서도 함께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준비는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사실 이 부분은 오륜교회 등의 지역교회 차원에서 시행되기보다 교단과 선교단체, 지역교회와 이주민 교회 모두가 함께 논의하여 하나의 선교사 훈련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시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이미 일부 영역에서 이와 같은 논의들이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코로나19로 선교훈련과 실제 파송까지의 기간적 간격이 길어진 현 시점에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건설적 대안이자, 현지에서의 언어, 문화적응을 위해 필요한 시간을 효과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전략으로서 좋은 모델을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일정한 훈련 프로그램의 형태이든, 기존 다문화이주민 교회 등과 연결하여 언어와 문화훈련을 겸한 사역실습 동역 형태이든 현재 현장 사역 실정에 맞는 다양한 구상이 가능할 것이다.7) 또한 이렇게 훈련과 동역의 과정을 거치면서 후보 선교사가 직접 교제하고 문화를 교류한 다문화이주민교회 지체가 국내에서의 체류기간을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갈 때, 마음을 합하여 사역팀을 만들어 함께 파송할 수 있다면, 선교사에게는 현지 사역에 든든한 동역 관계를 준비하는 것이 될 뿐만 아니라, 본국으로 돌아가는 현지 지체들은 믿음생활을 든든히 이어갈 좋은 공동체를 얻게 되는 유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후보 선교사들이나 선교파송주체들에게 뿐만 아니라, 다문화이주민사역주체들에게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면이 크다. 특히 섬김과 돌봄의 대상, 사회적 약자로서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다문화이주민 지체들 자신이 섬김의 주체가 되고, 어떤 면에서는 자국 복음화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그들을 다문화이주민 교회의 주체적인 일꾼과 선교적 리더십으로 세우는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 분명하다.

2. 마무리
이상과 같이 오륜교회의 다문화이주민사역에 대한 case study를 진행한 이유를 몇 가지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사역의 실제적인 필요에 기반한 고민과 사역관점이 있다.
필자는 앞으로 국내 많은 교회와 사역자들이 언제 시작할 것인지가 문제이지 이 사역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는 국내 교회 상황과 사회의 인구구조 변화를 고려할 때 필연적인 시대적 조류가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대부분의 교회와 사역자들은 앞서 잘된 다른 사역사례들을 벤치마킹하려고 할 것인데, 중요한 것은 사역이 무엇인가가 아니고, 그 사역을 왜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교회에서 아무리 잘 된 사역이라도, 그것이 과연 내가 지금 사역하려고 하는 지역과 대상에 적합한지 충분한 고려가 없다면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오륜교회는 다문화이주민사역에 있어서 그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별도의 연구를 한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인 실제 사역현장에서 그들의 필요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그 필요에 맞는 사역을 찾아내려는 수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바로 사역에 대한 바른 관점이 있었기 때문이고, 그것이 발전하여 구체적인 사역구조와 단순하지만 다양한 사역프로그램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2) 사역적 잠재 기대효과와 확장성을 가진 구체적인 사역이 있다.
오륜교회를 사역 case study 사례로 선택한 직접적인 이유는 바로 ‘이중언어학교’와 ‘선교언어학교’ 사역 때문이었다. 두 사역의 공통점은 외국어예배 공동체 지체들이 받는 입장이 아닌 주는 입장, 즉 객체가 아닌 주체가 되는 사역이라는 것과 이 사역을 통한 잠재 기대효과가 매우 크다고 판단된다는 점이었다.

앞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이중언어학교’ 역시 사역 주체로서의 해당 언어의 교사가 외국어예배 공동체 지체인 것은 당연하고, 본 사역의 동기가 다문화 가정 내 한국어가 서툰 결혼이주민여성인 어머니와 한국어를 모국어로 자란 다문화자녀 사이의 언어, 문화적 장벽을 어머니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닌, 자녀에게 어머니의 모국어를 가르치는 방식으로 소통의 문제와 다문화자녀로서의 정서와 정체성의 문제까지 해결할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점이 핵심이다. 뿐만 아니라, 해당 언어를 가르쳐주는 유학생 교사가 다문화자녀들의 모델, 멘토 역할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역의 잠재가치가 크다고 생각된다.

또한, 선교언어학교는 외국어예배 공동체의 지체들이 자국 언어의 교사가 되어 해당 언어에 관심있는 일반인이나 해당 언어권 선교 관심자에게 그 언어를 가르쳐 주는 사역이다. 일반적으로 이주민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이 보편화되어 있지만, 해당 현지 언어를 가르치는 일이기 때문에 자국어 원어민인 그들이 주체가 되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이 사역의 잠재성은 보다 선교적인 관점에서 한국 선교사의 파송 전 ‘선교지 언어 및 문화 훈련’을 국내에서 상당 부분 소화할 수 있다는 것 이상의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담당 사역자에 의하면, 현재 이 사역은 그렇게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고 하지만, 이러한 잠재 확장성을 고려하여 오륜교회를 넘어서서 오륜교회가 가진 다양한 역량을 통해 다른 주체들과의 연대를 도모하여 이 사역을 발전시켜나갈 이유는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3) 정부기관과의 상시적 협의체 구성 사례를 가지고 있다.
앞서 살펴본 지방자치단체 및 경찰기관과의 협력과 협의체 네트워크 구성 사례는 여러 가지 사안을 고려해서 적극 활용해야 할 다문화이주민사역의 대안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원래도 아니었고, 앞으로도 더 이상 다문화이주민 이슈가 교회나 선교적인 관점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나라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지고 다루어야 할 광범위한 영역의 이슈인 만큼 정부기관의 나름의 목적을 가진 개입이나 정부정책에 따른 사역환경의 변화는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에 보다 능동적으로 정부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현장의 공익적 견해를 제시하고, 사역환경을 주도적으로 조성해갈 수 있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대상은 갖지만 궁극적인 목적의 방향은 다소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오는 부정적인 요소들은 주의해야 하겠지만, 다문화이주민사역주체들도 공익적 사업과 사회대안적 역할의 한 구성원으로서 대화와 협력을 이루어갈 충분한 역량을 준비하는 것이 시급할 것이라 생각된다. 이를 위해 물론 전국적인 협의기구 구성도 필요하겠지만, 사회가 지방자치시대로 전환되고 있는 환경에서 먼저 각 지역 단위의 다문화이주민사역 협의체를 구성하여 지역 이슈에 대해 연구하고, 공공 영역과 선교 영역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기민한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 또한 필자는 이러한 노력이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통합적인 사역의 지혜를 요구하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4) 제한적이지만, 지역교회 다문화이주민사역의 모델을 제시해 줄 수 있다.
오륜교회는 사실 규모면에서 대형교회에 속하는 교회이다. 그래서 대다수의 지역교회들이 따라갈 수 없는 인적, 물적 요소들이 이미 전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제한적이기는 하나, 앞서 언급했던 사례로 선택한 핵심 요소들은 다문화이주민사역에 참여할 지역교회들이 수용할 만한 요소들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본 사역에 있어서 지역교회의 내부 사역으로서 모 교회의 안정적 지원이라는 이점을 활용한 이주민 사역과 초기에 다소 어렵지만, 독립된 시간과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이주민교회 개척8) 사이에서 전자를 택할 경우의 대안적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글| 강호세아(SIReNer)

[각주]
1) 인터뷰한 국제사역부 담당사역자가 러시아어예배부 담당자이기도 했는데, 타교회의 러시아어예배가 고려인 다수의 구성인데 반해 오륜교회 러시아어예배부는 3-4년 전부터 고려인이 아닌 다국적 구성으로 전환되었다고 한다. 이는 담당사역자가 고려인이 아니기 때문인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의도한 바는 아니었는데, 관계적으로 하나둘 모인 브리야트족들이 잠재 사역대상의 70% 정도 비중을 차지할 만큼 많아진 상황이라고 한다. 관계중심으로 지역이나 센터에 집중하게 되는 이주민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국적 구성이어서 관계적인 어려움들은 다소 존재하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교회라는 공동체성을 고려한 사역을 하고 있다고 한다.
2) 오륜교회 내에서 일종의 임상을 거친 우수한 신앙 프로그램들을 오륜교회 내 외국인예배부 뿐 아니라, 다른 지역 이주민교회 사역에도 공유되면 좋겠다고 제안했는데, 현재 요청해 오는 경우에 필요한 자료들을 공유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더욱 적극적으로 확대되어서 사역 패키지 형태로 제작되어서 유무상으로 공유되어도 좋겠다.

3) 이주민 교회가 국내 환경에서 건강한 교회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관건이 결국 재정적 자립이라고 할 때, 그동안의 이주민 사역은 사역대상인 이주민들의 형편상 구제의 개념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앞으로를 위해 이주민 성도들에게 교회의 몸으로서 마땅한 헌신과 헌금을 가르치는 부분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주제로 인식되고 있다.
4) 이에 대해서는 경찰청 담당자와의 후속 인터뷰 등을 통해 연구를 더욱 보강할 계획이다.
5) 이 부분은 국제사역부 담당자가 경찰청 고위급 간부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직접 확인한 사안으로 구체적인 근거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6)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두 사람이 서로의 언어를 가르쳐주는 것을 의미함
7) 오륜교회와 같은 규모 있는 교회들이 아닌 대부분의 지역 다문화이주민 교회들은 사역자 한 사람이 아쉬운 상황인데, 해당 지역 선교사로 자원하며 언어와 문화에 대한 필요를 가진 잘 준비된 사역자가 동역할 수 있다면 예상되는 극복해야 할 여러 난점들을 고려하더라도 서로 win-win 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적 가치가 있다.
8) 이 경우에 해당하는 사례에 대해서는 CAS27호 업마가 만난 사람, 홍광표 목사(안산 새생명 태국인 교회) 편을 참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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