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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도시와 사람들(1): 하노이

도시와 사람들(3-1)
Web Journal   30호 2024.6

한 달간의 베트남 도시를 관찰하여 베트남의 도시와 사람들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기에 베트남 리서치 일정 중 참여 관찰했던 장소들을 사진과 함께 짧은 설명으로 잔상을 나누고자 한다.

  • 하노이의 거리풍경 #01 : 습한 더위와 오토바이 행렬

베트남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이자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공존하는 도시는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다, 첫날의 인상은 습식사우나와 같은 더위와 수많은 오토바이와 차량들에게서 울려대는 경적소리가 베트남이라는 것을 실감나게 한다.

쉴새없이 울려대는 경적소리는 나와 같은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가는 길을 방해하지 말고 비키라는 짜증과 분노의 소리이기에 베트남 사람들은 참을성이 없고 화가 많은 민족이라고 오해하게 된다. 그러나 베트남에서의 경적소리는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을 알리어 사고를 예방하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외지인이 하노이의 길을 건너거나 걷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곳 사람들의 방식대로 길을 건너는 방법은 길을 건널 때 오토바이나 차량이 와도 절대 멈추지 않는다. 운전자와 눈을 마주치고 천천히 지나가면 오토바이나 차량 운전자들은 길을 건너는 사람들을 피해 자기의 길을 유유히 간다. 오히려 길을 건너다가 멈추는 것이 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한다.

하노이에서 베트남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하나 배우기 시작하긴 했지만, 베트남을 더 깊이 알고 싶은 외국인으로서는 교통사고 위험, 소음 발생,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 하노이의 거리풍경 #02 : 거리의 이발소

하노이 거리를 걷다보면 담벼락이나 나무에 거울을 설치해 놓고, 의자 하나 놓으면 이발소가 되는 풍경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손님이 의자에 앉으면 손님의 몸에 천을 두르고 정성스럽게 이발을 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느껴지는 것은 미용실과 같은 서비스와 스타일은 제공되지 못하겠지만, 친근감과 따뜻함이 엿보인다. 나와 같은 외국인들에게는 그 모습이 신기하고 낯설게 느껴지면서도 시끄럽고 분주한 하노이의 거리에 여유로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이 베트남의 매력이 아닐까한다.

하노이 거리의 이발사
  • 하노이의 거리풍경 #03 :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목욕탕 의자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한낮이던, 어둠이 짙게 깔린 저녁이던 거리에는 사람들은 옹기종기 모여 짜다(Trà Đá, 베트남 사람들이 물처럼 마시는 차)를 마시고,  쌀국수를 먹는 모습을 흔하게 보게된다. 우리도 목욕탕 의자를 경험해 봐서 알지만 그 작은 의자에 오래 앉아서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 에어컨이 나오는 편안한 의자에 앉아 있는 것보다 편안하고 행복해 보인다.

목욕탕의자처럼 작은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거나 식사하는 하노이 거리 풍경
  • 하노이의 거리풍경 #04 :바딘광장, 호찌민묘, 호찌민 관저, 호찌민 관저, 못꼿사원(한기둥사원)

바딘광장(Quảng trường Ba Đình, 廣場𠀧亭)은 하노이의 근교를 보호하기 위한 요새로 조성하였으나 도시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서문으로 편입되었고, 북쪽 지역의 문화 행사가 열리는 장소로 사용되었다.

1894년 프랑스는 화원을 조성하여 푸지니네 공원(Le parc Pugininer)으로 명명하였으나,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중에 프랑스가 일본에 밀려 물러나자 프랑스 식민정부에 대항하여 독립운동했던 ‘바딘’의 이름을 따서 바딘광장이라고 명명하였다.

바딘광장

1945년 9월 2일 베트남의 국부로 불리는 호찌민이 일본의 무조건 항복을 계기로 독립선언하고 베트남 민주공화국 수립을 선포한 장소인 바딘광장에는 호찌민 주석릉(Lăng Chủ tịch Hồ Chí Minh 陵主席胡志明)이 있다. 호찌민은 그가 죽으면 화장하여 베트남 남부과 중부, 북부에 뿌리도록 유언하였지만, 베트남 국민들은 국민적 영웅인 그의 시신을 방부처리하여 이곳에 모셔놓았다.

바딘광장바딘광장에 위치한 호찌민 주석릉

바딘광장의 끝, 호찌민 주석릉 뒤쪽으로 노란색 외벽이 인상적인 주석궁(Phủ Chủ tịch, 府主席)이 있다. 이곳은 본래 프랑스의 총독부였다. 1954년 베트남이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후에는 주석궁으로 쓰일 예정이었지만, 호찌민은 이를 거부하고 그 근처에 있던 작은 전기공이 살던 집을 선택해 1958년까지 지냈다.

주석궁, 사진출처: wikipedia
호찌민주석궁(미 국방부 장관을 영접하는 응우옌민찌엣 대통령, 사진출처: wikipedia

곳곳에는 잘 정리된 이정표를 따라 가면 1954년부터 1958년까지 호찌민이 살았던 집과 집무실을 만날 수 있다. 집무실에는 정치부 회의를 주관하고 국빈을 영접하던 장소로,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져 있으며, 당시의 있었던 일들을 보여주는 전시실이 마련되어 있어 그때의 기록들을 사진과 영상으로 간접 경험할 수 있다.

1954~1958년 동안 호찌민이 살았던 집과 호찌민이 사용했던 집무실

그다음 호찌민이 아침마다 산책했다던 망고 거리를 지나면 호찌민이 살았던 두 번째 집이 나온다. 이 집은 호찌민이 활동했던 산악지대에 살았던 베트남 소수 민족인 눙족의 전통가옥 형태이다. 호찌민은 1958년부터 1969년까지 이곳에서 살면서 집무를 보다가 생을 마감하였다.

1958년~1969년 동안 호찌민이 살았던 집과 호찌민이 사용했던 집무실

집 앞에는 여러 종류의 향기로운 꽃들이 심어진 작은 꽃밭이 있다. 아래층은 호찌민이 거주하며 손님을 접대했던 곳이다. 위층에는 두 개의 방, 사무실과 침실이 있다. 호찌민 관저(주석 기념단지) 중앙에는 커다란 연못이 있는데 그 주변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마치 유럽에 온 듯한 느낌이다.

1958년~1969년 동안 호찌민이 살았던 집과 호찌민이 사용했던 집무실의 내부

산책로를 걸어가다 보면 연못에 한 기둥을 받치고 올라가 있는 조그마한 불당이 보인다. 이곳은 아이를 점지해준다는 영험한 관세음보살상이 있는 하노이의 국보 1호, 못꼿사원(Chùa Một Cột, 一柱寺)이다. 베트남어로 못은 하나, 꼿은 기둥을 뜻한다. 즉 하나의 기둥 위에 세워진 사원(한기둥사원)으로 연못 위에 세워져 있다.

못꼿사원

못꼿사원 바로 옆에는 연꽃 모양을 연상시키는 호찌민 박물관이 있다. 이곳은 1990년 5월 19일 호찌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개관하였다. 3층에 있는 호찌민 전시실은 그의 유년시절부터 독립투쟁, 인도차이나 전쟁과 남북분단, 호찌민 서거까지 연도별로 잘 정리해 놓아 호찌민의 생애를 통한 베트남의 근대사를 다 관람할 수 있다.

호찌민박물관
호찌민박물관 내부 모습

바딘광장, 호찌민묘, 호찌민 관저, 호찌민 박물관을 돌아보면서, 다스림’이 아니라 사람들과 ‘영원히 함께’ 하시기 위해 오신 리더의 본을 먼저 보여주신 예수님이 생각난다.

  • 하노이의 거리풍경 #05 : 꽌탄사원, 서호

꽌탄사원(Đền Quán Thánh)은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도교 사원이다. 자연현상과 인간을 모두 통제하고 싶은 믿음으로 외세의 침략에 맞서기 위해 11세기 리(Ly) 왕조(1010–1028) 때 지어졌다.

긴 역사를 통해 꽌탄사원은 여러 번의 개조 공사를 거쳤고, 가장 최근애는 1893년에 정문과 사당이 복원되었다. 그 결과로 꽌탄사원은 응우옌 왕조(阮朝, Nguyễn triều) 시대의 다양한 건축양식이 혼합되었다.

꽌탄사원

이 사원에는 가장 중요한 도교 신 중 하나인 현천진무(Huyen Thien Tran Vu, 玄天鎭武)가 모셔져 있다. 현천진무의 동상은 높이 약 4m, 무게는 약 4톤으로 베트남 최대의 동상이다.

현천진무(좌)

하노이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호수로 꼽히는 서호(Hồ Tây, 西湖)는 베트남어로 ‘호 떠이(Hồ Tây)’라고 부르는데 Hồ는 호수, Tây는 서쪽이라는 뜻이다. 둘레길이 17km, 면적 5㎢에 달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 바다와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이곳은 단순히 넓은 곳이 아니라 이 호수를 중심으로 다양한 유적과 그 속에 담겨 있는 이야기가 있다. 뿐만아니라 서호 주변으로 공원, 호텔, 빌라들이 많아 여가생활의 인기 장소 중 하나이다.

  • 사진출처:unsplash.com

사진으로 보는 도시와 사람들: 하노이(1)  정리| 장영순(SIRe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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