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사람들(3-1)
Web Journal 30호 2024.6
베트남 정치의 중심도시인 하노이에서 1~2시간 거리에 위치한 하이퐁(Hải Phòng)과 박닌(Bắc Ninh)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수많은 해외기업이 진출해 있는 공업도시이다. 이 두 도시에 우리나라의 대표기업인 LG와 삼성 그리고 이 있다는 것을 한국에서는 모르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을 것이다.
- 하이퐁 거리풍경
하이퐁(Hải Phòng, 海防, 해방)은 하노이(Hà Nội), 호찌민(TP. Hồ Chí Minh), 다낭(Đà Nẵng), 껀터(Cần Thơ)와 같은 베트남 5개 중앙 직할시 중 하나이다. 또한, 베트남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며, 베트남 북부의 항구도시이자 공업도시이다.
고대에는 작은 어촌에 지나지 않았지만, 10세기 무렵부터 해상교통이 시작되어, 15세기에 외국의 선박들도 왕래하게 되었다. 1870년 베트남 왕조는 이 땅에 부두를 건설하였고, 외국선과 교역을 할 수 있는 상관(商館, 商館)1)을 설치하였으며, 동시에 해안방비를 위해 병력을 주둔시켰다. 하이퐁(海防, 해상방어)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이것에서 시작되었다.
1888년 7월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식민지 정부 아래에서 시로 승격하였으며, 하이퐁에 극동 최대의 해군기지로, 석탄의 수출항으로 발전하였다. 세계 2차대전이 끝난 이후 베트남이 독립을 선포하였을 때, 하이퐁은 프랑스 군이 처음으로 군사작전을 벌인 곳이다. 1955년 5월 프랑스의 마지막 부대가 하이퐁을 철수한 이후 식민지 시대는 종결되었다.
1964년 이후 미국과 베트남이 전쟁을 치를 때 북베트남의 주요 항구라는 이유로 미국의 B-52기에 의해 수시로 폭격당하였다. 전쟁이 끝난 이후, 이곳은 베트남의 공업 중심지가 되었다.
1993년 하이퐁은 베트남 최초의 수출가공구로서 인가되어 홍콩 등지에서 투자를 유치하여 수출기지로 발전하고 있다. 2007년 하이퐁시 인민평의회는 새롭게 행정구역을 정비하여 새롭게 즈엉낀군(Quận Dương Kinh, 郡陽京)과 도선군(Quận Đồ Sơn, 郡塗山) 2개를 편입시켰다.
오늘날의 하이퐁은 베트남 북부에서 가장 큰 항구도시이자 공업 중심지이다. 전 세계 4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들과 무역을 하고 있다. 산업은 식품 가공, 경공업 및 중공업이 핵심 부문이며, 주요 제품으로는 생선 소스, 맥주, 담배, 섬유, 종이, 플라스틱 파이프, 시멘트, 철, 제약, 선풍기, 오토바이, 강철 수송관, 선박업 및 아웃소싱 소프트웨어 등이 있다. 최근엔 조선, 강철·플라스틱 파이프 및 섬유 분야의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지며, 첨단 친환경산업 분야에도 외국의 거대한 자본이 투자되고 있다.
이중 LG그룹은 하이퐁시(짱뚜에(Tràng Duệ)3 산업단지)와 인근 지역에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 CNS, LG화학-2프로젝트, LG상사 등 50개 프로젝트에 지금까지 누적 72억 4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LG그룹 베트남법인의 누적 수출액은 506억 달러, 하이퐁시 전체 수출액의 약 43%를 차지하고 있는 최대 투자자이다. 2023년 현재 LG그룹 베트남법인 소속 직원수는 3만 1,000명(외국인 400여명 포함)에 달하고, 직원들의 월평균 임금은 1,310만동(556달러)으로 높은 수준이다2).
북부 베트남에 처음 이주한 한인은 평안북도 신의주 출신인 전성화 씨로 알려지고 있다. 전성화 씨는 중국으로 망명하는 독립군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다가 1925년에 구속되었다. 출감 후에는 중국을 거쳐 홍콩으로 가서 인삼 판매업을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베트남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베트남으로 이주해와 1932년부터 하이퐁에 거주한다. 비슷한 시기에 이기홍씨가 일본무역회사 하이퐁 지점장으로 오게 되었다. 그래서 프랑스 식민지였던 당시 하이퐁에는 한국인 두 가구가 살게 되었다.
1954년 1차 인도차이나 전쟁이 끝난 후 제네바 협정에 따라 북쪽에 살고 있던 모든 한인들은 80만 명의 베트남인들과 함께 남베트남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 후 한국과 베트남의 국교가 정상화된 1992년까지 38년 동안 하이퐁에는 한국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2001년경 하이퐁에는 약 10여명, 하노이에는 약 300명의 한인들이 있었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2018년 현재 하노이와 하이퐁을 포함한 북부 베트남에 약 5만 명의 한인들이 살고 있고, 하이퐁에는 출장자를 포함해서 약 2천여명이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이퐁에 기독교가 처음 들어간 것은 1884년 프랑스 개혁파 교회에 유럽인을 대상으로 목회할 목회자 파송이었고, 1894년 프랑스 총독부 허락을 받아, 프랑스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회 예배당이 처음 건축되었다.
1916년 C&MA 에서 파송한 선교사와 베트남인들로 구성된 하이퐁 첫 개신교회(하이퐁교회, 후이목사)가 설립되면서 하이퐁에 개신교를 통한 복음이 전해지면서 교회가 많이 생겨났다. 현재는 2001년부터 베트남 복음성회 북부총회의 집회 허가와 베트남 종교성 설립허가를 받은 하이퐁 세계로 한인교회가 세워져 초교파적으로 함께 예배드리고 있다.
- 박닌 거리풍경: 삼성희망학교, 삼성공장
박닌(Bắc Ninh)은 베트남 수도인 하노이(Hà Nội)에서 30km, 노이바이(Nội Bai)국제공항에서부터 45km, 그리고 하이퐁(Hải Phong)항구에서 110km 떨어져 있다. 또한 하노이(Ha Nội) – 하이퐁(Hải Phong) – 꽝닌(Quảng Ninh) 간의 경제개발 삼각지역의 중심에 위치해 있어 박닌 지역 인근에 많은 대규모 공단들이 밀집해 있다.
박닌 지역에는 가공, 제조업이 전체적으로 사회경제 발전의 주력 사업이고, 중점적으로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하고자 한다. 대표적인 기업으로서는 한국의 삼성전자, 오리온, 일본의 캐논, 수미토모, 대만의 팍스콘, 믹택, 미국의 티코 일렉트로닉스, 스웨덴의 ABB 등이 있고, 핀란드의 노키아가 있다.
박닌성은 지난 20여년간 연간 10%이상 성장하였고, 2010년대 부터는 호찌민(Thành phố Hồ Chí Minh)에 이어 베트남 1인당 GDRP(지역국민총생산)가 2위를 기록하여, 하노이 근교의 시골에서 국내 최고의 수출단지이자 산업단지로 거듭났다. 이렇게 베트남 북부 지역이 산업발전의 중심축으로 성장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한 것이 삼성전자이다.
많은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어서 한국인 출장자들이 많이 출장가는 지역이다 보니 박닌성 시내 곳곳에 한국 식당을 많이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박닌성 시내 중심지인 6거리에 빈컴 프라자가 생겨서 이곳에서 롯데시네마를 통해 한국 영화(한국어 음성에 베트남어와 영문 자막이 같이 표기되어 나온다.)나 기념품을 살 수 있게 되었다. 공업 도시다 보니, 이렇다할 관광지가 없는 편이라 한국인 출장자들이 이곳에서 여행을 가려면 택시를 타고 40분 가량 걸리는 하노이로 여행을 가거나 2시간 정도 걸리는 꽝닌성(Tỉnh Quảng Ninh, 廣寧省) 하롱베이(Vịnh Hạ Long)나 닌빈성(Tỉnh Ninh Bình, 省寧平)으로 여행을 가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삼성베트남은 청년미래 지원사업인 ‘솔브포투모로우(Solve for Tomorrow)’와 함께 베트남의 미래세대 육성을 지원하는 사회공헌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개발사업(CDP)에 따라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약 500명의 소외계층 학생들을 위한 ‘방과후 학교’가 그중 하나이다.
2013년 박닌성을 시작으로 2018년 타이응웬성(Thai Nguyen), 2021년 박장성(Bac Giang), 2022년 랑선성(Lang Son)까지 확대된 삼성희망학교는 한국어를 비롯한 다양한 외국어 교육과 함께 음악, 미술 등의 예체능, IT를 비롯한 직업교육과 성교육, 체육활동을 통한 건강관리, 지역사회 봉사활동 등의 다양한 학습기회를 제공하며 현재까지 누적 5,000여 명의 소외계층 청소년들에게 신체적 성장 및 사회적 발달과 대학 진학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런 사업의 결실로 삼성희망학교 1호인 박닌성 삼성희망학교는 지난 10년간 박닌성 소외계층 학생 2,000여명에게 자아실현과 자기계발의 기회를 제공, 현재까지 6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그리고 삼성베트남과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KFHI)는 2023년 7월 박닌성 삼성희망학교에서 개교 10주년 기념식을 갖고 베트남 미래세대 양성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재확인했다. 사진으로 보는 도시와 사람들(3): 하이퐁과 박닌 정리| 장영순(SIReNer)
[각주] 1) 중세 유럽과 근세 유럽에서 수출입 상품의 환적이 이뤄지던 항구, 일종의 경제자유구역에 해당되던 국제 무역 거점을 일컫는 말이다. 2) 출처: 인사이드비나, http://www.insidevina.com 3) C&MA는 “The Christian and Missionary Alliance”의 약어로, 1887년 미국에서 창립된 개혁파 복음주의 교파로서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여 성경의 교리를 신뢰하며, 세계적인 복음전파와 선교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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